태풍 카눈이 서울에 근접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시민이 배수시설에 있는 물을 퍼내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자정께 휴전선을 넘어 우리나라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눈’이 이날 저녁 수도권을 지나면서 일부 가구에서 정전 등이 발생했으나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0일 “태풍 ‘카눈’이 밤 10시 기준 서울 동북동쪽 약 30㎞ 육상에서 북진하고 있다”라며 “11일 북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선 태풍특보가 해제됐지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와 바람은 1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밤 11시 기준 중부지방과 전북에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며 수도권과 충남서해안, 경남권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70㎞/h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카눈’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구에서 수난·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중대본은 10일 수난사고로 대구 군위군에서 67살 남성이 사망하고, 대구 달성군에서 1명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다 소하천에 추락 후 실종됐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사망자와 실종자는 태풍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중대본 상황보고서(밤 11시 기준)에는 공식 인명피해로 집계되지 않았다.
10일 한반도를 관통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지붕이 무너진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한옥 건물 모습 . 종로소방서 제공
주택과 도로 등 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전국에서 도로 63곳이 침수·유실됐으며, 충북 영동에서 교량이 침하했다. 부산에선 방파제 안전난간이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밖에도 주택 30채와 상가 4채 등이 침수됐다.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인천, 경기를 포함 전국에서 4만358세대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천연기념물인 경북 구미 반송과 충북 보은 정이품송도 태풍 피해를 입었으나, 응급조치를 완료했다. 또 강한 해풍이 불면서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 1019.1㏊ 규모 농작물이 피해가 발생했다. 토종닭 105마리도 폐사됐다. 이날 밤 11시 기준 17개 시도에서 1만5411명이 일시 대피했고, 이중 9636명이 집으로 귀가했다.
인천·제주·김포 등 14개 공항에서 항공편 405편이 ‘카눈’으로 인해 결항됐다. 충북, 정선, 영동(영주~석포) 등 호우 피해 복구 중인 철도 노선 3개와 경부선 상행 영동∼황간 구간 운행이 중지됐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 611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입장이 제한되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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