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명분 SOC 반납’ 여론에
국제공항 전면 철회 요구까지
전북 “잼버리와 개발사업은 무관”
국제공항 전면 철회 요구까지
전북 “잼버리와 개발사업은 무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파행을 빚은 뒤 잼버리 개최를 명분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냉랭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선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으로 나라 안팎의 지탄을 받다 조기 폐막했으니, 잼버리를 구실로 따낸 에스오시 사업도 반납하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전라북도는 잼버리와 새만금 에스오시 사업은 별개의 사안이란 입장이지만, 빗발치는 비판을 피해 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13일 전라북도에 따르면 새만금 지역에서 추진된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모두 7개다. 동서도로(16.47㎞)와 남북도로(27.1㎞) 2개 사업은 이미 완료했고, 국제공항,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새만금항 인입철도, 신항만 등 5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사업이 2029년 개항이 목표인 국제공항이다. 이 공항은 사업성이 희박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라는 특혜가 주어졌다. 일각에선 이 공항을 정치인과 지방정부, 토건세력의 유착이 빚어낸 부실 에스오시 사업의 전형으로 본다. 공항이 들어설 위치도 문제다. 공항 사업부지는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이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은 “잼버리 야영장을 만들기 위해 주변의 해창갯벌을 죽였다. 새만금공항을 만들기 위해 수라갯벌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등 전북 지역 환경단체들은 잼버리 공식 폐막에 맞춰 신공항 사업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1일 성명서에서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를 명분으로 예타를 면제한 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을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공항은 현재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 중인데, 14일엔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이 개시된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해 9월 국민소송인단 1308명과 함께 새만금신공항 계획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방조제 외곽에 만들어지는 신항만과 인입철도에 대해선 아직까지 뚜렷한 반대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잼버리 파행을 계기로 새만금 사업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한다면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전라북도는 잼버리 파행과 무관하게 새만금 개발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새만금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당초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계속 면밀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수라갯벌에서 폐사한 맛조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관련기사
이슈잼버리 파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