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7일 퇴원을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는 김씨 부부와 아주대병원 의료진. 아주대병원 제공
몸무게 42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가 생후 175일 만에 3.5㎏으로 자라 무사히 퇴원했다.
4일 아주대학교병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4월5일 쌍둥이를 임신한 지 4개월이 조금 넘은 산모 김아무개씨가 응급실로 급하게 이송됐다. 김씨는 이날 오전 복통 증세로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를 방문했는데, 진료 결과 자궁 경부가 열리는 등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확인돼 급하게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의심됐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란, 다태아가 태반을 공유하면서 혈류 불균형으로 엄마가 아닌 태아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수혈받는 태아는 과도한 혈액의 유입으로, 수혈하는 태아는 혈액 부족으로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의료진의 응급처치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계속 나오려고 했고 결국 응급 분만이 진행됐다. 다음날인 4월6일 첫째가 임신 22주 2일 만에 몸무게 420g으로 태어났다. 둘째는 안타깝게도 사산됐다.
이때부터 초미숙아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과 부모의 동행이 시작됐다. 아기는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고 인공호흡기, 보육기 등의 집중치료를 받았다.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약물 투약을 위한 혈관 확보조차 어려웠고, 출생 뒤에 닫혀야 하는 동맥관이 닫히지 않아 생후 43일째 동맥관 결찰술을 받는 등 위기가 잇따랐지만 아기는 어려운 순간들을 무사히 이겨냈다.
생후 79일째 경관(입줄)을 통해 첫 모유 수유를 받았다. 생후 106일째 미숙아 망막증에 대한 레이저 수술을 받은 아기는 이후 산소 치료 등을 끝내고 생후 175일째가 되던 지난달 27일 몸무게 3.5㎏의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의 품에 안겨 퇴원했다.
주치의인 최서희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뿐 아니라 소아안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등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애쓴 의료진과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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