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뒤이어 2대째 산림청 근무하는 이상율씨
영주 국유림관리소 현동팀장 이상을(52·임업 주사)씨는 6년 전 숨진 아버지 이관우씨에 이어 2대째 나무를 지키고 있다.
이 팀장은 1980년 11월 산림청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25년 넘게 근무했다. 당시 아버지도 산림청 공무원으로 산림청에서 유일한 부자 공무원이었다. 아버지는 한국전쟁 직후 20대에 산림청에 들어가 강원 인제군을 시작으로 지리산 일대와 경북 북부지역 등 전국을 돌며 나무를 가꾸고 지키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1950~60년대 당시 지리산에서는 나무를 베어 훔쳐가는 도벌꾼들이 산림청 공무원들을 붙잡아 나무에 묶어 놓고 위협하는 등 그야말로 생과 사를 오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이 팀장은 경북 영양에서 혼자 살며 산을 지키고 있다. 재선충이나 솔잎혹파리 때문에 소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산불 때문에 울창한 숲이 타들어 갈 때마다 마치 혈육을 잃는 듯한 아픔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은 이루 다 셀 수가 없다.
1985년 퇴임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6급 임업 주사로 산림 공무원 소명을 다하게 될 것 같다는 이 팀장은 “훗날 고향인 봉화군 소천면 현동마을 뒷산 이름 없는 나무 아래 묻힌 뒤 나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찾는 이 없는 깊은 산중에 서 있으면서도 아무 불평이 없는 한 그루 나무처럼 욕심 부리지 말고 살아라.” 아버지 가르침을 평생 잊지 않고 교훈 삼아왔다는 이 팀장 모습은 어느새 나무를 닮아가고 있는 듯하다.
봉화/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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