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주민 60% 이상이 이른바 지역사회 지도층이나 정치인들이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특혜만 누리고, 능력이 떨어지지만 스스로 혁신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원식 계명대 철학과 교수와 ㈜한길리서치연구소는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 사는 만 19살 이상 주민 1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61%가 지역 상위계층이나 이른바 사회지도층이 병역, 납세, 기부 등의 사회적 의무나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고 4일 밝혔다. 책임을 다한다는 응답은 38%에 머물렀다.
또 지역주민 가운데 69%는 이른바 사회지도층이 특혜를 많이 누린다고 대답했고, 특혜를 누리지 못하는 편이라고 대답한 주민은 30%에 그쳤다. 이 때문에 74% 넘는 시·도민들은 이른바 사회지도층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지역 정치인들이 국가나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어떠한 지를 묻는 질문에 55%는 책임감이 없다고 대답했고, 39%는 책임감이 있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정치인들의 전문성이나 능력에 대해서도 미흡한 편이라는 반응(64%)이 뛰어난 편이라는 반응(28%)을 훨씬 웃돌았다.
이밖에 정치인들이 편법을 쓰지 않고, 공정한 경쟁규칙을 지키는 자세가 부족하다(53%)는 대답도 많았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보다 국가나 사회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자세가 모자라며(59%), 자신을 절제하는 생활태도도 보이지 않는다(51%)는 지적도 적잖았다.
특히 정치인들이 스스로 혁신하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60%에 이르렀다. 혁신적이라는 대답은 33%를 차지했다.
홍 교수는 “지역주민들은 사회지도층 인사나 정치인들에게 매우 비판적이지만 선거때 마다 늘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준다”며 “이런 현상은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밀어주는 ‘소극적 지지’ 또는 ‘수동적 지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주민들이 침묵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대구와 경북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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