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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안전 지하철’ 까진 아직 먼걸

등록 2005-02-16 21:42수정 2005-02-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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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뒤 2년간 개선 대책 절반만 마무리
75건 중 11건 손도못대…“2007년 완료”

192명이 숨진 대구지하철 참사 직후 ‘안전 지하철’을 만들겠다며 세운 계획이 2년 동안 절반만 마무리됐다.

대구지하철공사는 16일 “지하철참사 직후 마련한 ‘안전개선 대책’ 75건 가운데 56%인 42건이 실행됐으며, 22건은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나머지 11건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전동차 객실마다 설치해놓은 소화기를 평소에 점검하기 쉬운 ‘압력계 부착 소화기’로 바꾸는 작업은 56%만 이뤄졌고, 전동차안 높이 1m70㎝ 쯤에 설치된 비상 인터폰을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낮춰 다는 작업도 50%를 약간 웃돌아 오는 6월말쯤 돼야 모두 끝난다.

전동차 기관사들이 비상시에 지하철공사 사령실로만 연락할 수 있도록 돼있는 통신망을 다른 기관사 또는 역무원까지 연결하는 ‘다자간 무선통신망’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근에 있는 전동차가 정지하는 제어 시스템은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또 불이 났을때 지하철 승강장과 대합실 사이에 방화벽을 설치하는 계획과 연기 송풍기 개선, 불이 난 곳은 공기를 빼고 다른 곳은 공기를 불어넣는 제연 시스템 개선 작업 등도 아직 설계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하철 승강장에 정전이 됐을 때 유도등이 켜지는 시간을 현재 20분에서 60분으로 늘리는 작업도 아직 추진중이라고 지하철공사는 밝혔다.

이 밖에도 승강장 추락방지용 안전 펜스 설치, 소화전과 스프링 쿨러를 상수도와 직접 연결시키는 작업, 역과 역사이에 소방용 송수관 설치, 지하 역사에 알맞는 화재 감지기 설치, 역안에 인명구조 장비를 갖추고 대피통로를 확보하는 계획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이다. 청각 장애인용 시각 경보기를 설치하는 간단한 작업도 내년쯤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하철공사는 그러나 전동차 시트 방염 처리, 터널안 연기 감지기 설치, 빛을 내는 유도 타일 설치, 전동차 옥상 감시용 시시티브이 설치, 역사 전기시설 개선, 비상 조명등 개선 등은 이미 완공됐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편이 없도록 전동차를 운행하면서 작업을 하는 바람에 안전개선 계획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2007년 까지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끝내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불안한 생존자들

최남희씨, 66명 조사
충격·불안점수 높아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대부분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들보다 더 높은 불안 점수를 보였으며 일본 도오꾜지하철 독가스 테러와 한신대지진 생존자보다 더 큰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내러티브연구소 최남희 소장(서울여자간호대 교수)이 대구지하철 참사때 생존한 66명을 대상으로 심리충격평가를 한 결과 95.5%(63명)의 대상자가 주의를 필요로 하는 25점 이상을 보였으며 평균점수가 57.2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오꾜 지하철 독가스 테러 생존자(61명 대상)의 45.7, 한신대지진(86명 대상)의 41.4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또 불안정도는 평균 66점으로 97%의 대상자가 요주의 점수로 해석될 수 있는 42점 이상의 불안점수를 나타냈다. 이는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평균 불안점수가 38점인데 비해 높은 점수라고 연구소쪽은 밝혔다. 심리충격척도도 요주의 점수인 25점을 웃돈 사람들이 전체 응답자 중 96.5%(55명)를 차지했다. 특히 우울 점수는 요주의 점수인 16점보다 높은 사람이 100%였으며, 중증으로 불리울만한 25점을 넘는 사람도 91.2%나 됐다.

최 소장은 “심리충격 평가에서 이처럼 높은 점수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이라며 “대구지하철 참사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인 어둠과 독가스와 화재가 같이 있는 매우 드문 경우였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이 연구결과를 18일 오후 2시 대구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국제심포지움에서 발표한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이름없는 죽음들

연고없는 주검 6구
쓸쓸한 참사 2주기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 묘지 한 켠에 마련된 대구지하철참사 무연고 시신 묘역에는 2년이 지나도록 가족이 나타나지 않는 6구의 주검이 묻혀있다.

대구지하철참사 사망자 192명 가운데 발생 5개월 후인 2003년 7월 중순까지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가매장됐던 무연고 주검들이다.

이 가운데 3구는 주검이 너무 많이 훼손돼 디엔에이 조차 검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3구는 남자 1명, 여자 2명으로 디엔에이는 검출돼 보존돼 있지만,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유족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연고 묘역은 일부 사망자 유족들이 드물게 찾아오는 외에는 발길이 뚝 끊어져 더욱 을씨년스럽다.

디엔에이가 남아있는 주검은 언제든지 연고자가 나타난다면 대조 작업을 거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 있다. 그러나 연고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져 간다. 참사 직후 수십여명이 사고대책본부를 찾아 무연고 주검을 확인했지만, 유족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참사 발생 2년이 지난 지금은 전화 문의 마저 거의 없어 유족들을 찾을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대구시와 경찰에서는 무연고 주검들이 노숙자 또는 장기 실종자 등 일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대구시는 “10년 동안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관련 법규에 따라 이 주검들을 화장한 뒤 무연고 사망자 묘역에 안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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