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 ‘비교시찰’ 핑계 열흘넘게 외유
시정 관련일정 희박…김충선 의원 “왜 따지나” 서울시 의회 일부 의원들이 ‘비교시찰’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출장에 나섰으나 대부분의 일정이 ‘유적지 탐방’이나 ‘관광지 시찰’로 이뤄져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받고 있다. 시 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13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11박12일 일정으로 터키, 그리스, 이집트의 각 도시를 방문했다. 교육문화위쪽은 “이번 해외 출장의 목적은 외국 도시의 지방의회 실태를 견학하고, 교육제도와 문화·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서울시와 비교해 향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일정 대부분은 애초의 목적과는 관련없는 각 도시의 관광지와 유적지 방문으로 구성됐다. 터키 일정의 경우, 2박3일의 일정이 톱카프 궁전, 성소피아 성당, 돌마바체 궁전 등 주요 관광지를 시찰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그리스에서의 1박2일은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 산타마르 광장 관람으로, 이집트에서의 4박5일 역시 피라미드·스핑크스, 람세스2세 신전, 오벨리스크 관람 등 일정이 대부분이이다. 이들의 11박12일 해외출장 일정 가운데 애초 목적과 부합하는 일정이라고는 이스탄불과 아테네, 카이로 시청과 시 의회를 방문하고 교육청 관계자를 면담한 것 뿐이었다. 이에 대해 김충선 시 의회 교육문화위원장(한나라당)은 “글로벌 시대에 시 의회 의원들이 공무로 해외를 방문하면서 관광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관행대로 하는 것인데, (기자가) 무슨 자격으로 이를 왈가왈부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한 12명의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들의 일정도 비슷하다. 뉴질랜드 마운트쿡·밀포사운드 국립공원, 레드우드 수목원 방문, 호주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방문 등 이름난 관광지 방문이 일정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정선순 환경수자원위 부위원장(새천년민주당)은 “뚝섬 서울숲이나 1개동 1공원 만들기 등 서울시 사업과 관련해 뉴질랜드·호주의 대규모 국립공원을 방문한 것”이라며 “공원의 조성과 관리 방법 등을 배우고 환경 마인드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 의회 관계자는 “의원 1명당 1년에 180만원의 해외시찰 예산이 할당돼 2년에 한 번씩(4년 임기 중 2번) 위원회별로 돌아가며 해외시찰을 간다”며 “일정이 촉박하거나 해외 도시와 협의가 잘 안 되는 경우 짜임새 있는 일정을 잡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박홍근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는 “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공무가 아니라 관광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문제”라며 “시정에 도움이 될만한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에 맞춰 예산을 할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시정 관련일정 희박…김충선 의원 “왜 따지나” 서울시 의회 일부 의원들이 ‘비교시찰’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출장에 나섰으나 대부분의 일정이 ‘유적지 탐방’이나 ‘관광지 시찰’로 이뤄져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받고 있다. 시 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13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11박12일 일정으로 터키, 그리스, 이집트의 각 도시를 방문했다. 교육문화위쪽은 “이번 해외 출장의 목적은 외국 도시의 지방의회 실태를 견학하고, 교육제도와 문화·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서울시와 비교해 향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일정 대부분은 애초의 목적과는 관련없는 각 도시의 관광지와 유적지 방문으로 구성됐다. 터키 일정의 경우, 2박3일의 일정이 톱카프 궁전, 성소피아 성당, 돌마바체 궁전 등 주요 관광지를 시찰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그리스에서의 1박2일은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 산타마르 광장 관람으로, 이집트에서의 4박5일 역시 피라미드·스핑크스, 람세스2세 신전, 오벨리스크 관람 등 일정이 대부분이이다. 이들의 11박12일 해외출장 일정 가운데 애초 목적과 부합하는 일정이라고는 이스탄불과 아테네, 카이로 시청과 시 의회를 방문하고 교육청 관계자를 면담한 것 뿐이었다. 이에 대해 김충선 시 의회 교육문화위원장(한나라당)은 “글로벌 시대에 시 의회 의원들이 공무로 해외를 방문하면서 관광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관행대로 하는 것인데, (기자가) 무슨 자격으로 이를 왈가왈부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한 12명의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들의 일정도 비슷하다. 뉴질랜드 마운트쿡·밀포사운드 국립공원, 레드우드 수목원 방문, 호주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방문 등 이름난 관광지 방문이 일정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정선순 환경수자원위 부위원장(새천년민주당)은 “뚝섬 서울숲이나 1개동 1공원 만들기 등 서울시 사업과 관련해 뉴질랜드·호주의 대규모 국립공원을 방문한 것”이라며 “공원의 조성과 관리 방법 등을 배우고 환경 마인드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 의회 관계자는 “의원 1명당 1년에 180만원의 해외시찰 예산이 할당돼 2년에 한 번씩(4년 임기 중 2번) 위원회별로 돌아가며 해외시찰을 간다”며 “일정이 촉박하거나 해외 도시와 협의가 잘 안 되는 경우 짜임새 있는 일정을 잡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박홍근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는 “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공무가 아니라 관광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문제”라며 “시정에 도움이 될만한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에 맞춰 예산을 할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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