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조대여고생 암투병 스승에 성금 위로편지
“선생님 사랑해요. 다음 학기에는 꼭 교단으로 돌아오세요.”
광주 조선대 부속여고 학생들이 2년 남짓 암투병 중인 교사를 찾아가 위로하고 성금과 편지를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학생들은 지난 14일 휴직 중인 김유신(50·사회) 교사의 광주시 서구 봉선동 자택을 찾아가 정성껏 마련한 성금 461만100원, 격려를 담은 편지 40여장, 오색 종이학 1200마리를 전하며 쾌유를 바랐다.
김 교사는 2004년 봄학기 1학년 2반 담임을 맡았으나 4월께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재발해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김 교사는 “잊혀진 존재인 줄 알았는데 제자들이 일부러 찾아와 위로해주니 힘이 저절로 난다”며 “다음 학기에는 꼭 학교로 돌아가 못다한 정을 나누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학생들은 지난달 19일 광주시 북구 매곡동 광주전남적십자수련원에서 열린 간부수련회에서 김 교사 돕기 제안을 채택한 뒤 학교 쪽의 승인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31일 35학급에서 학생회의의 정식 안건으로 올려 금액을 정하지 않은 자발적인 모금을 결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정을석 학생부장 교사는 “어린 학생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남을 배려할 만큼 생각이 깊어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며 “학교의 상황을 실제보다 어둡게 보는 세태 속에서 스승과 제자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따뜻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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