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6명이 27일 금호케이블 방송국에서 토론회 직전 정정당당한 승부를 다짐했다.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 무소속 백승홍 부호, 민주노동당 이연재 후보, 국민중심당 박승국 후보, 민주당 김광을 후보,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
‘경제위기’엔 공감…인물론 놓고 티격태격
대구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
〈한겨레〉와 〈대구일보〉, 〈기독교 대구방송〉, 케이블방송협의회가 27일 낮 12시 대구시 북구 산격동 금호케이블방송사에서 대구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 민주당 김광을 후보, 민주노동당 이연재 후보, 국민중심당 박승국 후보, 무소속 백승홍 후보 등 6명이 참석했다. 대구시장 후보들은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려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앞산 터널 등 개발계획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경제 살리기 해법= 후보 6명이 모두 대구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는데는 동의했지만 경제를 살리는 해법을 둘러싸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이 후보는 대구 경제를 살려내려면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한나라당 김 후보는 아이티 중심의 첨단 쪽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 이 후보는 서민경제를 살리는 게 시급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민중심당 박 후보는 대규모 육가공센터 건립, 무소속 백 후보는 2대 전략과 100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민주당 김 후보는 여러가지 현안을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연계 문제= 한나라당 김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든 후보들이 대구시장을 뽑는 지방선거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소속 백 후보는 대구시장은 인물과 자질을 보고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열린우리당 이 후보와 국민중심당 박 후보는 경제를 살려낼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 후보는 “최근 10여년 동안 대구가 푸대접을 받았다”며 “중앙 정치와 지역 정치를 단절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앞산 터널 공사= 시장에 당선되면 시민단체 등에서 거세게 반대하는 앞산 터널공사를 강행하겠느냐는 질문에 민주노동당 이 후보와 국민중심당 박 후보는 “터널 공사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 김 후보와 무소속 백 후보는 여론 수렴를 거친 뒤 공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 후보는 공사 강행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이 후보는 “사업자 선정 등을 둘러싸고 의혹이 많다”며 “공사 여부는 의혹을 해결한 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물론 공방= 후보들은 “대구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제를 망친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며 일제히 한나라당 김 후보를 공격했지만 김 후보는 “그동안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져왔다”며 피해갔다. 열린우리당 이 후보와 국민중심담 박 후보 등이 “김 후보가 3년 동안 뭘 했느냐”고 따져 묻자 김 후보는 “정부에서 철저히 대구지역을 소외시키고 푸대접해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책임을 정부에 떠넘겼다. 열린우리당 이 후보는 “시장에 당선되면 임기 초에 10조원을 유치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기자회견 때 밝히겠다고 넘어갔다. 민주당 김광을 후보는 얼굴 알리려고 출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지방자치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민주노동당 이 후보는 대구시청 등 행정기관에서 비정규직을 없애자고 한나라당 김 후보에게 제안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 무소속 백 후보는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대구를 살리려면 경륜과 자질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되받았고, 국민중심당 박 후보는 “휴대폰을 언제나 열어놓고 시민들의 전화를 일일이 받겠다”며 ‘휴대폰 시장’이 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대구/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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