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기억의 방’ 전시회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 각. 을. 하. 면…….”
김용택 시 <그 여자네 집>의 마지막 구절이다. 바쁜 일상에서 잊고 살았던 기억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www.seoulmoa.org)에서 ‘기억의 방’ 전시회를 이달 25일부터 6월11일까지 연다.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시립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과거의 기억이나 추억, 역사적 사실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을 추렸다. 18명의 작가가 그리거나 만든 작품 44점을 10개의 방에 나눠 전시한다.
시간을 서랍에 가두다= 이진용의 <내 서랍 속의 동화>(2003)는 기억을 ‘진공’에 가두고 있다. 작가가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모은 물건들을 ‘폴리코트’라는 화학제품을 써 진공 상태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작품 전체가 거대한 손가방 모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잡는다. 장화진의 <서랍-II>(2004)도 사람들이 지닌 추억의 서랍을 자연스레 열어보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만나는 백남준= 지난 1월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중앙대 사진학과 임영균(51) 교수가 뉴욕에서 직접 찍은 9편의 사진 연작 속 백남준은 열정적이고 강렬하다. 82~83년께 찍은 사진 8점에서 세계적인 예술가로 활동하던 백남준의 소소한 일상과 호탕한 웃음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2001년 촬영된 사진에서 백남준은 휠체어에 앉아 관객들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예술을 들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그의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임 교수는 “80년대 초반 뉴욕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다 백남준 선생을 처음 만난 일을 잊을 수 없다”며 “선생은 나에게 예술가라기보다 미래학자처럼 보였으며, 첨단 과학기술을 독창적으로 예술에 접목시킨 것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천재적 재능을 지닌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1970~80년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이부록의 <그날의 추억>, 최진욱의 <아침이슬>, 변종곤의 <무제> 등도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담당 큐레이터 한희진씨는 “10개의 방을 따라 거닐다보면, 비밀스럽고도 개인적인 추억과 함께 우리 역사를 떠올려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