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유통시키고도 해역수질기준 ‘등급 외’
시민연대 “어획량 격감…제2의 시화호 우려”
시민연대 “어획량 격감…제2의 시화호 우려”
국내 3번째 규모의 간척사업인 경기 화성시 ‘화성호(옛 화옹호·사진)’의 수질이 해역수질기준상 ‘등급 외’로 나타날 만큼 수질오염이 악화돼 시민단체들이 현재 진행중인 화성호 내부 간척사업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질오염 비상=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촌공사가 지난해 화성호 수질을 조사한 것을 보면, 평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3.9ppm, 총 인농도(기준치 0.03ppm 이하)는 0.05ppm, 총질소 농도(0.2ppm 이하)는 0.569ppm으로 나타났다. ‘화성호 살리기시민연대’는 “호소수질기준을 적용한 농촌공사의 측정치 만으로도 화성호는 공업용수로나 쓸 수 있는 3등급이며 해역수질기준을 적용하면 아예 등급 외”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평균수질 4.2ppm를 기록한 시화호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시민연대쪽은 “시화호는 오염문제로 뒤늦게 해수를 유통시켰지만 화성호는 처음부터 해수를 유통시키고도 이같은 수질이라는 점에서 위기”라고 밝혔다. 또 화성호 유입지천인 남양천은 생활·공장폐수 유입으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농도가 계절에 따라서 3~65.2ppm에 이르고 있다.
해양생태계 교란과 파괴= 시민연대쪽은 “방조제를 세운 뒤 2003년 어획량이 방조제로 막히기 전인 2000년도 어획량 보다 1/3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현재 인근 외해에서 주로 잡히던 우럭과 농어 등은 10%로 줄었고 바지락 동죽 같은 패류도 방조제로 막히기 이전의 20~30%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택항의 년도별 퇴적량을 조사한 결과, 화성호의 방조제가 완공된 2002년 4월 이후에 퇴적물이 1999년 보다 평균 2m 이상 퇴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화성호 살리기 시민연대’는 2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호는 시화호의 과거이며 새만금의 미래”라며 “화성호가 담수호로 유지하기에 한계에 이른 만큼 정부는 화성호의 내부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전문가 및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구성해 대안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화성호 간척사업은 농지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난 1996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우정면 매향리 사이 9.8㎞ 바다를 막는 사업으로, 올해 말 외곽 방조제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며 내부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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