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자치현장]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서장대가 방화로 2층 누각이 불에 탄 지난 1일, 화재 현장엔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도지사 후보들은 물론 시·도의원 후보들까지 대거 출동해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가 화재현장을 방문해 문화재 소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시장 후보로는 이날 오후 3시께 한나라당의 김용서 현 시장이 10여 명의 한나라당 출마예정자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열린우리당 염태영 후보도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전·현직 시장이 동시에 한자리에 나타난 것이었다. 김 시장과 비슷한 시각 현장을 방문한 심재덕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서장대 화재 현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민선 1·2기 수원시장을 거치는 동안 프랑스로 날아가 화성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도록 했던 심 의원은 “세계문화유산이 이토록 허술하게 방치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심 의원은 또 “화성은 정치를 개혁하려고 했던 정조의 뜻과 의지가 서려있는 곳”이라며“화성의 상징인 서장대가 불에 탄 모습이 마치 지금의 정치상황을 보는 것 같아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 있던 김 시장은 함께온 한나라당 출마 예정자들과 화재로 불타버린 서장대를 배경으로 나란히 서서 웃으며 손뼉을 치는 장면을 사진 기자들에게 찍히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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