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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천형’ 물려줬다는 죄책감에 엄마는 통증 내색조차 못해

등록 2006-05-11 21:59

‘베체트병’을 앓고 있는 손미란(가운데)씨와 세딸. 큰딸 소록이(왼쪽), 막내딸 세록이(아래쪽)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래 둥근 그림 안 얼굴이 둘째 지록이다. 경남 생명나눔재단 제공
‘베체트병’을 앓고 있는 손미란(가운데)씨와 세딸. 큰딸 소록이(왼쪽), 막내딸 세록이(아래쪽)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래 둥근 그림 안 얼굴이 둘째 지록이다. 경남 생명나눔재단 제공
보조금으로 겨우 생활 치료비 걱정에 한숨
희귀 ‘베체트병’ 시름에 빠진 네 모녀

“사랑한다! 내 딸들아!”

사글세로 어렵게 살아가는 네모녀가 심해지면 시력상실과 신체마비 증상을 일으키는 희귀병에 걸렸으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남편의 사업실패 등으로 8년 전 이혼한 뒤 세딸을 데리고 살던 손미란(39·경남 창원시 신월동)씨는 지난해 10월 막내딸 세록(9·초등3)이에 이어 올 1월 큰딸 소록(15·중2)이도 희귀병인 ‘베체트병’ 진단을 받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비슷한 시기에 자신도 같은 병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병을 아이들에게 물려줬다는 죄책감에 아이들 앞에서 통증을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 둘째 지록(13·초등6)이도 얼마전 양쪽 목부위에 혹이 자라고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세모녀가 병원해 입원하는 동안 혼자서 밥을 해먹고 학교를 다녔던 지록이는 아직은 통증이 없지만 자신도 언젠가 베체트병 증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에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있다.

터키 의사 베체트의 이름을 따 붙여진 베체트병은 눈과 입 등에 염증이 생기고 증상이 심해지면 시력을 잃거나 신체 일부의 마비가 오고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치료제가 없지만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선 양한방 협진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현재 둘째 지록이를 뺀 손씨와 두 딸은 신체부위를 가리지 않고 베체트병이 퍼지고 있으며 심한 통증으로 올 2월 서울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얼마전 집으로 와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치료비가 걱정이다. 국민기초 생활보장 수급자여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손씨 가족이 부담해야 할 치료비가 만만치 않다. 손씨와 두 딸이 입원한 3개월 동안 내야 할 치료비 800여만원은 주변의 도움으로 겨우 마련했지만 앞으로 병원비가 얼마나 더 들어가야 될지 모른다.


손씨 가족은 정부에서 다달이 나오는 생활보조금 100여만원을 받고 있다. 손씨는 입원 전 식당 등에서 일했지만 몸이 아파 하루 내내 근무가 힘들어 한 달 수입이 40여만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두 칸짜리 사글세 35만원을 주고 나면 저축할 여력이 없었다. 이혼한 손씨의 전 남편도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며 겨우 자신의 몸을 의탁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병원비를 보태지 못하고 있다.

경남 생명나눔재단 임철진 사무국장은 “11일부터 손씨 가족돕기 캠페인을 벌인다”며 “손씨 가족들이 투병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후원계좌:농협 841-01-313382 예금주:생명나눔재단 베체트모녀후원금. (055)335-9955.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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