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극복 첫 피아노 독주회 여는 송현종씨
자폐증 학생이 장애를 극복하고 이달 25일 저녁 7시30분 전북 전주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자신의 첫 피아노 독주회를 연다.
발달장애(자폐 3급)를 안고 태어난 송현종(23)씨는 전북 완주군 한일장신대 아시아태평양국제신학대학원 교회음악학과(1년)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다.
7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음악 재능과 열정으로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다른 학생보다 이론 강의에 약할 수밖에 없는 그는 실기면에서는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뛰어난 감각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한다.
박효정 지도교수는 “15분이 넘는 긴 곡을 외워서 연주해야 낙제를 면할 정도로 실기시험이 까다롭다”며 “인터넷 동영상에서 들은 음악을 곧바로 칠 수 있을 만큼 현종이는 음악적 감각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학부 4년 간 실기성적에서 모두 에이(A) 학점을 받은 그는 지난 2월 졸업 때에는 피아노 전공에서 실기수석을 차지했다. 그는 어려서 친구들과 노는 대신에 틈만 나면 피아노와 함께 했다.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럭비공처럼 불쑥불쑥 소리를 지르며 수업을 방해하기도 했으나, 졸업할 즈음엔 의사소통이 좋아졌다.
그의 독주회 초대권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기대와는 다른 세상을 외면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던 아이는 건반 위의 선율에서 애초에 보았던 세상을 다시 찾았습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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