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리어카 타고 유세도
기초·광역의원 후보들 가운데 이색적인 선거운동을 펼치는 이들이 많아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 주민 나만여씨는 103살의 고령인데도 군의회 가선거구(괴산읍·칠성·소수면)에 출마한 국민중심당 김병준(56)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씨는 지난 21일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뒤 오전 9시께 선거사무실에 나와 저녁 8~9시까지 선거구 안 경로당, 장터 등지를 돌면서 김 후보의 명함을 나눠주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김 후보는 나씨의 선거운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좋지만 움직임이 불편한데다 만일에 대비해 선거운동원 이병숙(41·여)씨가 동행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청주시의원 라선거구 무소속 최중기(44)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중기’(굴착기)를 타고 다니며 거리 유세를 하고 있으며, 청주시의원 다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김경세(52) 후보는 슈퍼맨 차림으로 선거운동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청주시의원 사선거구 무소속 김래환(45) 후보는 손수레, 청주시의원 마선거구의 열린우리당 김기동(41) 후보는 세발자전거를 유세 차량으로 개조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청주 충북도의원 6선거구 열린우리당 유정선(44) 후보는 ‘선비 정신’을 강조하며 한복 차림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원 마산 1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일(44) 후보는 지난 18일부터 거북선을 재현한 유세차량을 타고 거리를 누비고 있다. 이 차량은 밤에도 유세가 가능하도록 네온사인을 밝히고 거북선 입에서는 불을 내뿜는 한편 상판에는 거북선과 같이 뾰족한 침, 차량 좌우에는 노까지 달았다. 이 후보는 이순신 장군처럼 갑옷을 입었고 참모진들도 당시 수군 복장이다.
충남 공주시의원 라선거구에 출마한 임동영(48·무소속) 후보의 유세 장비는 20여년 된 지게다. 임 후보는 양복 차림으로 지게에 자동차용 배터리와 앰프, 확성기를 달아 어깨에 메고 정안면 등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 지게 유세장비는 ‘시의원 후보는 차량에 확성기를 달고 유세할 수 없다’는 선거법에 따라 만들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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