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과수원 잇단 폐원 신청
“칠레산 관세철폐되면 전망 없어”
“칠레산 관세철폐되면 전망 없어”
울산의 배와 단감 과수원들이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직격탄을 피하려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지난해 배·단감농가 2247곳 가운데 13곳이 폐원을 신청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달 말 현재 35곳이 폐원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2004년만 해도 문을 닫은 과수농가는 한 곳도 없었다.
현재 배(201농가)와 단감(42농가)농가 243곳이 경작을 하고 있는 북구도 지난해 5농가가 폐원신청을 한 데 이어 올해는 10농가 이상이 폐원을 준비하고 있다.
배와 단감 재배농가들이 경작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2002년 체결된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2014년부터 칠레산 포도, 복숭아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산 배와 단감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부가 배와 감 재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2004~2008년 배와 단감 대신 다른 품목으로 대체하는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과수를 포기하는 농가를 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북구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다 폐원 신청을 낸 정아무개(45)씨는 “외국산 과일이 밀려오면 해마다 태풍과 병충해 등으로 수확량이 줄고 있는 배도 다른 과일의 영향으로 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 폐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2007~2008년까지 폐원 지원사업이 계속되면 폐원을 신청하는 과수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고품질 농산물을 대체 재배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도록 폐원사업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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