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행정에 빈축 전남 여수시는 금오도에 풀어 준 꽃사슴들을 잡아들여 일정 구역안에서 보호하기로 했다. 여수시는 지난해 6월7일 1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꽃사슴 20마리를 구입해 남면 금오도에 풀어줬다. 시는 금오도가 겨울에도 따뜻해 눈이 쌓이지 않고 각종 먹이식물이 풍부해 꽃사슴이 사는데 적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오도가 조선 후기 왕실의 사슴목장이었다는 역사성을 들어 이 사업을 진행했다. 시는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섬 일주도로를 돌면서 꽃사슴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돼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사슴을 사랑하는 모임’을 구성해 불법 포획을 막고 자율적으로 풀어준 꽃사슴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립공원 안에 외래종 방사가 금지돼 있다’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강행했다.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도 꽃사슴들이 섬 안의 자생식물 군락지를 파괴할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무시했다. 하지만 시는 ‘꽃사슴 천국’사업이 시행된지 8개월여가 지난 뒤 방향을 선회했다. 무엇보다 꽃사슴들이 등산객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다. 더욱이 시는 20마리 가운데 몇 마리가 살아 남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사후 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결국 시는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꽃사슴들을 잡아 들여 울타리를 쳐서 보호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꽃사슴을 방사한 뒤 방치해두는 것도 문제고, 꼼꼼한 검토 없이 이를 관광용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도 전시행정의 표본이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여수/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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