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임원 보수 대폭 인상
복직 직원에겐 3개월 넘도록 보직 안줘
복직 직원에겐 3개월 넘도록 보직 안줘
울산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 18곳에 전기 등을 공급하는 ㈜한주(옛 울산석유화학지원)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 뒤로 골프장 회원권 등 경영진과 임원들의 편의시설을 구입한데 이어 임원 보수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주는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관에 등재된 이사·감사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대표와 전무, 상임이사 등 3명의 올해 임금을 지난해보다 21.6%(9852만원) 오른 5억544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대표이사는 지난해 2억1996만원(월 1833만원)에서 올해 2억6640만원(월 2220만원)으로 21.1%(4644만원), 전무는 지난해 1억3992만원(월 1166만원)에서 올해 1억6800만원(월 1400만원)으로 20%(2808만원),상임감사는 지난해 9600만원(월 800만원)에서 올해 1억2000만원(월 1000만원)으로 25%(2400만원)씩 각각 올랐다. 앞서 지난해 3월 새로 취임한 이 회사 경영진은 2004년 8월 구속된 고원준 전 대표의 회삿돈 330여억원 횡령과 시설투자·개선비 3800억원 차입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40여명을 감원하면서 8억~9억원을 들여 골프장 회원권, 대표이사 사택, 헬스이용권 등 임원용 편의시설을 매입했다.
특히 4월 부산노동위원회로부터 “부서 통·폐합을 단행하면서 해고한 사무직 여직원 12명 가운데 6명을 원직복직시켜라”는 이행명령을 받았으나 부당하다며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청구하고 이들 6명을 상대로 종업원 지위 부재확인소송을 냈다.
또 지난해 12월 경영상 이유로 해고했다가 해고회피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노동부의 지적을 받고 올 2월 복직시킨 과장급 9명도 연수원 교육과 영·일어 원서 번역 등을 시키며 3개월이 넘도록 보직을 주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삭감한 임원 보수를 올해 올려줬으며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9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채 비율이 300%에 가까워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원들은 “회사가 어렵다며 직원들을 일터에서 내쫓으면서 1년만에 임원진의 보수를 대거 올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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