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신촌 ‘문화 지킴이’ 11년

등록 2006-06-15 23:45

창천교회 쉼터 목요일마다 다양한 공연
술집과 음식점이 ‘점령’하다시피 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꼿꼿하게 ‘문화지킴이’ 역할을 11년째 하는 곳이 있다.

연세대 앞 네거리 근처에 있는 창천교회 ‘문화쉼터’가 바로 그 곳이다. 1993년 봄 젊은이 10여 명이 모여 ‘우리 사는 곳을 사람답게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 계기였다. 때마침 창천교회가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새 단장을 막 끝냈을 무렵이다. 교회를 오로지 기독교인들만의 자리로 삼을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자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왔다. 그러나 ‘신성한’ 예배당을 공연무대로 쓰는 것을 두고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춘화 담임목사(70)의 흔쾌한 동의로 ‘목요쉼터’는 만들어졌고 2년 뒤 지금의 ‘문화쉼터’가 생겨났다.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콘서트와 연극, 영화 시사회와 뮤지컬 공연이 이어졌고, 다행히 대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앞다퉈 교회를 찾았다.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문제될 일은 없었다. 당시 문화의 무풍지대나 다름없던 신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문화쉼터의 모태 역할을 한 창천교회는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11년째 문화쉼터에 몸담아온 김재욱(39) 사무국장은 “술자리로 이어지는 뒤풀이가 아니라 ‘앞풀이’ 마당을 펼쳐보고 싶었다”며 “교회 담장을 넘어 지역 사회와 하나되는 공간을 만들자는 게 문화쉼터를 열어온 참뜻”이라고 말했다.

초창기엔 매주 1천여 명이 몰릴 정도로 공연이 성황을 이뤘지만 지금은 찾는 이들이 조금씩 줄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쉼터는 신촌을 상징하는 ‘문화코드’다. 근처 세브란스병원과 서대문 장애인복지관 등과 연계한 공연도 선보인다.

이달에도 알찬 공연이 준비된다. 22일 오후 7시30분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노래로 평화운동을 펼쳐온 홍순관씨의 공연 <춤추는 평화>와 동화와 국악이 어우러지는 무대가 선보일 예정이다. ‘평화와 희망’을 주제로 한 공연으로 평화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금을 모으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김 국장은 “문화쉼터는 앞으로도 젊은이들의 깨어 있는 의식을 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관람은 무료다. (02)364-8631.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창천교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