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당선자 선거운동원 뽑고
시민단체 추천 교수는 탈락
시민단체 추천 교수는 탈락
사전 통보에 “미리 내정” 의혹도 불거져
대구시 행정에 자문구실을 하는 각종 위원회 100여개 가운데 가장 ‘힘좋은’ 위원회로 알려진 도시계획위원 선정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19일 “그동안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을 인터넷을 통해 공모한 결과, 86명이 응모해 이 가운데 8명을 새로운 위원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도시계획위원은 모두 25명으로 이중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 간부 공무원 4명, 시 교육청 1명, 시의원 3명과 언론사 간부 2명 등 10명은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시는 이번에 나머지 15명 가운데 7명은 유임되고 8명을 물갈이했다. 시는 “시청 국장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엄격한 절차를 거쳐 응모자 중 유능한 인사 8명을 골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 뽑힌 도시계획위원 가운데 일부는 5·31 지방선거때 한나라당 김범일 당선자를 도왔거나 인수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간부 공무원에서 퇴직한 ㅎ씨는 김 당선자 선거대책본부에서 선거운동을 한데 이어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김 당선자 인수자문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도시계획위원으로 선정된 일부 인사들이 대구시에서 사전에 통보를 받고 응모한 것으로 알려져 대구시가 특정인을 위원으로 미리 내정한 뒤 신청하도록 권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도시계획위원으로 뽑힌 몇몇 인사들은 “대구시에서 미리 연락을 받고 주변에서도 권유해 응모하게됐다”고 털어놨다. 대구시 관계자는 “참여를 종용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이 마감이라는 말을 전해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이 추천한 진보성향의 교수들도 모두 도시계획위원에서 탈락됐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도시계획위원회가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고 위원 명단도 비밀에 붙이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해왔다”며 “도시계획위에 참여해 위원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기위해 일부 인사들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대구경실련 임원으로 활동하는 대구가톨릭대 ㅇ교수, ㅈ 교수, ㅇ 교수 등이 모두 탈락됐고,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추천한 ㅇ대 ㄱ 교수도 떨어졌다. 대구시는 “대구가톨릭대 교수 몇명이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이 대학 교수들이 도시계획위에 참여한 적이 없어 이번에도 뽑지 않았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대구시는 위원들을 선정한 기준과 잣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계에서 참여한 도시계획위원은 <영남일보> ㅈ씨, <대구케이비에스> ㅇ씨 등 2명이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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