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반강제적 시행·중고교는 보충수업…학원화 우려
전교조, 20곳 표본조사
대전지역 각급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공보육 및 특기신장, 예술·문화활동 체험이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학교를 학원화하는 방향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성광진)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1주일 간 대전지역 시범학교 등 20여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운영의 교육부 지침 준수 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교육부 지침은 △초등학교에서 교과 프로그램 운영 △중·고교에서 입시위주 획일적 문제풀이식 교과 프로그램 운영 △학생 및 학부모 의사에 반한 형식적 동의서 등 (반)강제적 운영 등을 금지하고 있다.
27일 실태조사를 보면 초등학교는 교육청이 방과후 학교 참여율을 40%선까지 끌어올리라고 지침을 내리고 일선 학교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라고 실적을 강요받고 있다.
또 중학교는 장학사 등이 실적이 저조한 학교를 방문해 독려하고 일선학교는 문제풀이형 교과 보충수업을 운영하고, 고교에서도 교과관련 수준별 보충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학교인 대전ㄱ초등학교는 동요배우기 등 체험활동 이외에 수강료 1만5천원씩을 받고 수학, 과학, 사회 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했으며, 일반학교인 ㄴ초교는 담임교사들이 학교장 압력에 못이겨 학부모에게 전화해 반강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등 학급당 실적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ㄷ초등학교는 참여율을 무조건 40% 이상 확대하라는 게 교육청 지침이고, 장학이나 학교평가 대상이라며 강제 운영을 하고 있다.
대전ㄹ중학교는 2~3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반강제적으로 문제풀이 보충수업을 하며 ㅁ, ㅂ중학교는 수학, 과학 실력향상반이나, 한 학년 1개 반씩 교과심화반(국영수 통합)을 개설 운영했다.
김영호 대전 전교조 대변인은 “시교육청이 파행 운영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방조하고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며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위해 ‘공보육과 특기신장’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김영호 대전 전교조 대변인은 “시교육청이 파행 운영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방조하고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며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위해 ‘공보육과 특기신장’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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