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담요·라면 위주
“장판·벽지 좀 지원해줬으면”
“장판·벽지 좀 지원해줬으면”
8가구 24명 무더위속 한방서 칼잠
“시에서 장판이나 벽지라도 지원했으면 좋겠는데…”
지난 12∼13일 폭우로 시설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경기 고양시 주교동 ‘샬롬의 집’ 이해관 원장은 “시에서 담요와 라면이 든 구호품은 받았는데 비에 젖은 시설 내부는 아예 손도 못대고 있다”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치매 등을 앓는 장애노인과 장애인 등 39명이 입소해 있는 ‘샬롬의 집’은 시설내 방 10곳 중 4곳이 폭우로 젖었다. 빗물이 넘쳐 시설 안으로 유입되자 빗자루로 물을 쓸어내긴 했지만 거실은 물론 방안은 빗물로 흥건히 젖어버렸다. 이 원장은 비가 그친 뒤 10여m 떨어진 왕좌산 마을회관에 있는 대피소 1층에 노인 15명을 임시로 대피시켜 3일째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비에 젖은 시설 내부에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등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노인과 장애인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 우려되고 있다.
같은 마을회관 2층에도 침수피해를 입은 다른 이재민 8가구 24명이 생활하는 데 선풍기 1대로 더위를 이기며 방 1곳에서 모여 ‘칼잠’을 자는 등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폭우로 주택침수 피해를 입은 경기 고양지역 이재민은 52가구에 109명. 이들은 3일째 성당과 마을회관, 경로당 등 5곳의 시설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다. 낮에는 집에서 가재도구를 말리며 피해 복구에 나서고는 있지만 간간이 이어지는 비와 고온다습한 날씨에 시가 제공하는 구호품에는 이재민에게 필요한 것은 빠져있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호우로 23억7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나고 4명이 죽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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