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법정정원의 34% 그쳐
연 100만명 이용 13명이 관리도
연 100만명 이용 13명이 관리도
올해 15년차인 울산 남부도서관 사서직 직원 임아무개(40)씨는 요즘 날마다 밤 9~10시께 퇴근한다. 매일 20~30분 일찍 도서관에 도착하는 그는 오전에 자료실 정리 및 점검 등을 한 뒤 점심을 먹자마자 각종 공문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초·중학교 여름방학 독서교실과 다음달 독서의 달 행사 계획표를 짜고 준비하려면 당분간 야간 근무를 계속해야 한다.
이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직 12명의 사정도 임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 4천여명, 연간 100만명이 이용하는 16만여권의 대출·반납·정리·보수 등의 기본업무 외에 이동도서관 운영, 1일 독서교실 및 체험학습, 북스타트 운동, 독서주간 행사 등 연간 30~40여개에 이르는 각종 행사를 치르느라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서직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도서관 서비스 질 저하를 걱정한다. 인력 부족에다 잡무에 쫓겨 시민과 도서관을 연결하는 사서가 제대로 고유의 구실을 수행할 수 있을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공공도서관들은 저마다 사서직 직원을 늘려달라고 아우성이다. 더도 말고 법정 정원을 채워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울산 지역 4개 공공도서관의 법정 사서직 직원 수는 136명이지만 현재 확보된 사서 직원은 법정 기준의 34.5%인 47명에 그치고 있다. 1명이 3명의 일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국회에 계류중인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이 개정되면 법정 사서 확보 기준이 건물 면적 및 보유 장서에서 봉사대상자 등으로 바뀌어 법정 사서 확보율은 더 낮아진다.
한복희 울산 남부도서관 사서과장은 “도서관 수가 적은 인구밀집지역 도서관일수록 사서들의 노동강도가 심해진다”며 “올바른 독서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선 도서관 수를 늘리거나 사서직 직원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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