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수 힘’ 앞세워 경기 25·인천 5곳 의장단 차지
서울 3·경기 4곳은 상임위장까지…‘상생 정치’ 실종
서울 3·경기 4곳은 상임위장까지…‘상생 정치’ 실종
지방선거 뒤 수도권지역에 새로 구성된 지방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직을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의회에서는 한나라당이 원구성을 다수결로 밀어붙이자 소수당들은 ‘다수당 횡포’라며 개원식 불참 등의 마찰을 빚기도 했다.
21일 〈한겨레〉가 수도권 66개 기초자치단체 지방의회의 원구성 현황을 종합해보니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한나라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직을 죄다 차지한 곳은 종로구(한나라 7명, 열린우리당 4명), 서대문구(한나라 9명, 열린우리당 7명), 구로구(한나라당 11명, 열린우리당 5명) 등 3곳이다. 경기도는 31개 자치구 가운데 상임위원회가 있는 15개 시·군 중 용인·광명·파주·안성시 등 4곳을 한나라당이 싹쓸이했다. 특히 의장단의 경우 한나라당은 경기도 31개 시·군의회 중 25곳, 인천시 구의회 10곳 중 5곳을 차지했다.
실종된 상생?=서울시 성북구의회(한나라당 12명, 열린우리당 9명, 민주당 1명)는 의장단과 운영·행정기획위원장을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도시건설위원장은 민주당이 차지햇다. 열린우리당은 ‘제2당’이었으나 한 자리도 얻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김정주 구의원은 “한나라당끼리 투표를 해 민주당에게 상임위원장 1석을 주고 나머지는 한나라당이 가져갔다. 과반수의 오만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시흥시의회(한나라당 8명, 열린우리당 5명)는 불참한 열린우리당 의원을 한나라당 의원들끼리 투표로 부의장에 뽑았다. 열린우리당 장재철 시의원은 “의석수에 비례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3명 중 1명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위원장 1석을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열린우리당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아 버렸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의회는 9명의 한나라당 의원 중 재선이 2명인 반면 4명의 열린우리당 의원 중 3선의원은 2명이다. 열린우리당은 선수에 따라 부의장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아예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했다.
의회 파행으로=경기 군포시의회(한나라당 5명, 열린우리당 4명)는 지난 4일 열린우리당 불참이란 반쪽 개원식을 했다. 비례의원을 빼고 의원수가 같자 열린우리당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맡자고 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했고 결국 개원식 파행으로 이어졌다.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지난 6~7일 의장단·상임위원장 선출 투표가 한나라당 만의 투표로 싱겁게 끝났다. 부의장직을 요구했다 거부당한 열린우리당이 투표를 거부한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서대문구 주민들이 만들어준 균형있는 의석 수를 무시한 독단적인 의장단 구성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시중 성남시의원은 “첫 정당공천에 의해 원 구성이 이뤄졌지만 정작 교섭단체운영 조례가 미처 마련되지 않아 힘으로 밀어부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니페스토추진본부’ 유문종 대변인은 “한나라당 압승이라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한나라당 독주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며 “다수당이건 소수당이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수원/김영환 홍용덕, 이유주현 기자
ydhong@hani.co.kr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