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온산공단 생산직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노령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급여 수준이 높고 노조의 힘이 센 대기업이다. 현대중공업 생산직 2만여명의 평균 나이는 43살로 10년 전보다 10살, 5년 전보다 2살 가량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생산직은 39.8살로 내년이면 40살로 들어간다.
공정자동화 속도가 빨라지는 석유화학·섬유업체도 마찬가지다. 전체 종업원이 270여명인 ㈜한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아 평균 나이가 지난해 45살로 올라갔다. 회사는 최근 40~50명을 감원 또는 퇴직시켰으나 여전히 평균 나이가 40살을 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13.7년인 에쓰-오일(S-oil)은 공장을 증설한 2001년에 50명을 뽑는 데 그쳐 곧 생산직의 평균 나이가 40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1960~70년대 조성된 울산석유화학공단의 노령화도 심각하다. 올해 울산석유화학공단 안 16개 사업장의 20대 중반~30대 초반이 대상인 예비군 수는 820명으로 외환위기 전 2000여명에 비해 9년 만에 59%(1180명)나 줄어들었다.
평균 나이가 43살인 ㈜카프로는 전체 직원이 300명을 넘지만 예비군은 고작 8명에 불과하다. 45살까지 민방위 훈련을 받는 점을 감안할 때 수년 뒤면 이 회사에선 민방위 훈련 대상자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울산석유화학공단의 한 관계자는 “고령의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나가면 축적된 기술을 후배에게 전수하지 못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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