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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탑골공원·팔각정 건립시기 잘못됐다”

등록 2006-08-09 20:39

문화재연구가 이순우씨 “1897년 아닌 1899년 이후
팔각정은 1903년 건립” ‘독립신문’ 등 근거 주장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건립 시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1897년’보다 적어도 2년 뒤인 1899년 이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탑골공원 들머리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이 공원은 대한제국의 재정담당고문이었던 영국인 브라운의 건의로 광무 원년(1897)에 조성되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문화재연구가 이순우(44) 씨가 관련 기록을 검토한 결과, 1899년에야 <제국신문> <매일신문> <황성신문> 등에 탑골공원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독립신문>은 1899년 3~6월 십여 차례에 걸쳐 탑골에 공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기사를 실었다. 같은 해 4월12일치 기사를 보면 “탑골 집들은 ‘거북 구’자 형국으로 헐고 공원을 만들되 길도 또한 거북의 두미(머리와 꼬리)와 사족(네 발) 형상을 모본하여(본따) 내려 한다는 말이 있다더라”라는 부분이 있어 1899년에 탑골공원 주변의 집들을 헐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탑골공원 건립 시기가 1897년이라고 알려진 것은 1934년 발간된 <경성 부사> 1권에 실린 “고종시대 광무의 초년에 영국인 고문 총세무사 브라운이 이곳을 보관하여 소공원으로 하고...”라는 구절에 근거해 ‘광무의 초년’을 ‘광무 원년(1897년)’으로 추리한 데서 비롯됐다.

이와 함께 공원 안에 있는 팔각정 건립 연대도 잘못 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탑골공원 안내판엔 공원 안에 세워진 팔각정이 1897년에 건립한 것으로 돼 있다. 서울시가 펴낸 <서울 육백년사>(1987년) 도 팔각정 건립시기를 ‘1895년 음력3월에서 1896년 양력 10월 사이’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일본인 세키노 다다시 교수(동경제대)가 1902년 7~8월에 걸쳐 진행한 답사 결과를 엮은 <한국건축 조사보고>에 실린 사진엔 팔각정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지난달 번역 출판된 바츨라프 세로셰프스키의 <코레야 1903년 가을>(개마고원)에는 팔각정의 모습이 확인된다. 지은이인 바츨라프는 1903년 10월10일 부산에 도착해 같은 달 30일 서울에 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두 자료를 종합해보면, 팔각정은 1903년 말에 건립됐음이 거의 확실하다.

이순우씨는 “일본인들이 남긴 <경성부사>를 잘못 해석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고증이 없어 시민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알려왔다”며 “유서깊은 탑골공원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개마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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