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푼 아쉬운데 100만원 보험료 어떻게…” 대다수 과수농가들이 어려운 경제사정을 이유로, 태풍과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울산본부는 지난해 배, 단감, 사과, 포도, 복숭아 등 5개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전체 가입대상 1800농가의 38.2%(688농가), 가입농지는 전체 가입대상 농지 1390㏊의 32.2%(44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런 가입비율은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1년 각각 17.6%와 9.9%의 농가와 농지가 가입한 데 비하면 2~3배 가량 늘었으나, 여전히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정부와 시·구·군이 전체 보험료의 50~60%, 단위농협이 10~25%를 추가로 농가에 지원함에 따라 실제 농가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전체의 15~40% 밖에 되지 않는데도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해마다 작황 부진 또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등이 반복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수농가들이 몇십만~몇백만원씩의 보험료를 납부할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배와 사과를 3㏊ 가량 재배하고 있는 서생면의 한 농민은 “2년 전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당해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다”며 “한푼이 아쉬운데 100여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군이 5%씩 보험료를 더 지원할 계획이나, 여전히 가입률이 5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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