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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꼭, 몸 불편한 사람들 위해 써주세요

등록 2006-08-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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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80대 정성란 할머니
폐지 모아 번돈 900만원
지체장애인 단체에 기부
리어커를 끌고 고물상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수십년 모은 돈 900만원을 장애인단체에 기부했다. 18일 오후, 동구 신암동 대구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을 찾은 정성란(82·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할머니가 수표 900만원이 든 봉투를 꺼내 협회에 전달했다.

할머니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고 몇번이고 당부했다.

그는 17살에 결혼해 낳은 아들이 네살 나던 해 6·25가 터졌다. 전쟁터에 나갔다 부상을 입어 후유증을 앓던 남편은 이내 할머니 곁을 떠났다.

“남편 먼저 보낸 뒤 혼자서 자식 키우며 안해본 게 없습니다. 껌, 고무줄 같은 걸 팔아 입에 풀칠은 했지요.”

정 할머니는 억척같은 살림살이로 아들을 대학까지 보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점심을 거르거나 수제비로 때우기 일쑤였다.

그는 20년째 리어카를 끌며 폐지 수집을 하며 살아간다. 매일 아침 7시면 리어커를 밀고 집을 나서지만 하루에 4천원 벌이도 쉽지 않다.

대구지체장애인협회는 이런 사정을 알고서 할머니 돈 봉투 받기를 망설여졌지만 “1천만원도 못 채웠다”며 오히려 송구스러워하는 할머니 마음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

장애인협회는 이 돈을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45명에게 골고루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협회쪽은 “할머니가 전달한 900만원이 우리에게는 9억원 만큼 값지다”며 “어려운 이웃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할머니 거룩한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일을 하고 싶어요. 힘이 있는데 왜 쉽니까? 그리고 휴지 줍는 일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 한번도 없어요.”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용기있게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장애인협회 사무실을 떠났다.

글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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