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전북도청 환경미화원들. 박임근 기자
‘부당해고’ 결정 힘얻어 “약자편서 판단을” 호소
상복입고 지사실앞 출근시위
전원 복직 때까지 계속할 것
상복입고 지사실앞 출근시위
전원 복직 때까지 계속할 것
“우리와 똑같은 처지에 놓인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부당해고 결정이 큰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4명 모두가 단결해 복직할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3개월째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전북도청 환경미화원들은 지난 29일 광주지방노동청 전주지청이 내린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결정에 힘을 얻었다. 전주지청이 청소원의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 쪽의 개입으로 보고 검찰에 기소 의견을 낸 것이다.
김민순(55)씨 등 10명은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청소용역업체 ㅌ사로부터 계약기간(1년) 만료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소순애씨는 7월12일, 최순이씨 등 3명은 7월31일에 잇달아 해고를 당했다. 이들은 회사 쪽이 해고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노조에 가입한 것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의 한달 월급은 세금을 제하면 70만6천원이다. 최저생계비에 불과하지만 월급이 적다고 불평한 적이 없다.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잃고서 이들은 전북지역평등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도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다. 관심을 갖는 일부 언론이 있기는 했지만 언제나 찬밥 신세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만큼 서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동안 태풍에 천막이 두번이나 날아가 도청 처마 밑으로 옮겨야 했고 도지사와의 면담도 여러차례 거절당했다. 회사 쪽에서 낸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이 8월 중순에 받아들여져 도청 밖으로 쫓겨났다.
이때부터 이들은 상복을 입고서 전북도청 지사실 앞에서 말 없이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지사실 앞을 지키고 있다.(사진)
부당해고 결정 소식을 접한 뒤 김민순씨는 “결과가 나오기 전날 밤에는 어떻게 나올지 몰라 잠을 설쳤다”며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시원하지만 그동안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제구실을 못한 것 같아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소순애씨는 “도지사께서 앞으로 일자리를 2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약자의 편에 서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보 전북도 행정지원과장은 “안타깝지만 원청업체인 전북도는 실질적으로 권한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고된 14명은 지난 30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앞으로 중앙노동위, 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등을 거칠 것으로 보여 해결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북 노동계는 해고 100일째를 맞는 13일 전북도청 앞에서 복직 요구 집회를 열 예정이다.
글 ·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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