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야생초 인공재배 성공 귀농인 김창규씨
한국 근대사의 아픈 현장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 근처 논에서 새로운 식물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귀농인 김창규(41·사진)씨가 멸종 위기의 희귀 야생초인 가시연꽃 인공발아에 성공한 뒤 자신의 논에서 가시연꽃을 키우고 있다. 김씨의 논에는 70여포기의 가시연꽃이 보라색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시연꽃은 산림청이 정한 희귀·멸종 위기 식물이며, 환경부 지정 특정 야생동식물로 경남 창녕 우포늪, 충남 홍성 역재 방죽, 전남 장흥 해창저수지 등에 군락을 이루고 있으나 해마다 개체가 줄고 있다.
김씨는 우연히 가시연꽃과 연을 맺었다. 1994년 한 증권회사에 입사해 탄탄한 직장생활을 하던 김씨는 99년 경기한파 등으로 회사가 어렵게 되자 직장을 접었다. 그 뒤 장의용품 판매 등의 일에 손을 댔지만 쉽지 않았다.
2003년 초 머리나 식히려는 생각으로 경기 하남의 한 화원을 찾았다가 꽃의 매력에 빠져 1년여 동안 화훼공부를 했다.
본격적으로 꽃을 키우려 고향 영동으로 내려온 김씨는 우연히 사진작가인 친구한테서 가시연꽃 종자를 건네받고 인공재배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해 9월께 영동농업기술센터 화훼담당 조원제(45)지도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둘은 그때부터 밤낮없이 가시연꽃 인공발아에 매달렸다.
영동농업기술센터 온실에 연구실을 마련하고 수십차례에 걸친 연구와 실험끝에 가시연꽃의 발아 비밀을 밝혀냈다.
김씨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때 묵묵히 힘이 돼준 아내와 어머님이 큰 힘이 됐다”며 “사라지는 환경 자원을 보존하고 관상용·종자용으로 키워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도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동/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김씨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때 묵묵히 힘이 돼준 아내와 어머님이 큰 힘이 됐다”며 “사라지는 환경 자원을 보존하고 관상용·종자용으로 키워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도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동/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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