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개장 추진에 시·시민 본격 저지 나서
사행성 오락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전남 순천시와 시민들이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설치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남 동부권 100여 개 시민단체들은 한국마사회가 12월 말 화상경마장 개장을 목표로 내부 공사를 진행하자, 반대 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순천화상경마도박장설치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12일 오후 4시 순천역 광장에서 화상 경마장 설치 반대 집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순천 뿐 아니라 여수·광양·고흥·구례 등지의 동부권 지역 주민 등 2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범대위는 감사원에 농림부와 한국마사회를 상대로 ‘화상경마장 설치 부정의혹 조사 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마사회가 지난해 4월 농림부에 화상경마장 재승인을 요청하면서 제출한 찬성 동의서(1만3천여 명)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범대위 김석 간사는 “농림부는 2004년 10월 시민들의 반대 서명안(8천여 명)을 이유로 승인 요청을 반려했다가 찬성 서명안을 근거로 재승인했다”며 “그런데 찬성 동의서 서명안에 적힌 이름의 70% 이상이 허위”라고 말했다.
범대위는 마사회가 ‘3월 말까지 건물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포기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두규 범대위 집행위원장은 “마사회는 시에서 4월7일 건축물 승인이 나오자, 애초 약속을 깨고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기업이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중소도시까지 사행성 시설을 확장하려는 것은 업주가 도박업장을 늘리는 행태와 똑같다”고 말했다.
순천시도 마사회에 화상경마장 설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세차례 보냈다. 나승병 순천부시장은 “건축물 사용 승인은 법적 문제가 없으면 내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교육문화도시를 조성하려는 시의 정책과 화상 경마장 설치가 배치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최원일 장외관리팀장은 “찬성 동의서 서명은 건물주가 받았고, 건축물 승인이 일주일 늦은 것이 계약 해지 요건이 될 수 없다”며 “전남 동부권 경마 팬들이 편리하게 경마를 즐길 수 있도록 업장을 개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는 전국 32곳 화상경마장을 두고 있으며 현재 순천과 전북 익산 등 5곳에 화상경마장을 추진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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