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문화유산 훼손” 중지 요청
국방부 산하 군인공제회가 운영 중인 남수원골프장이 용주사 인근에 대규모 골프연습장 증설공사를 하자 용주사쪽이 수행공간과 전통문화유산을 해친다며 공사중지를 요구하는 등 불교계 반발이 거세다.
13일 경기 화성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군인공제회쪽은 화성시 송산동 170 남수원골프장에 7타석이던 골프연습장을 44타석 규모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군인공제회는 이를 위해 전체길이 170m, 높이 4의 철탑을 19개 세우고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가 골프연습장 증축공사를 하는 곳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문화재보호구역에서 281m 떨어졌을 만큼 절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또 골프연습장의 철탑을 세우면 용주사 경내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용주사쪽은 문화재훼손과 수행 공간이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용주사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성무 스님은 “과거 7타석인 기존의 골프연습장은 규모가 작아 큰 피해를 낳지 않았지만 44타석 규모로 증축하면서 용주사 뒷산인 화산보다도 높은 대형 철골구조물이 들어서면서 사찰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용주사쪽은 이에 따라 14일 신도들과 함께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 남수원 골프연습장 증축공사를 중단하고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108배 등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화성시는 군인공제회쪽이 공사 증축을 위해 현행 문화재보호구역에서 500m 이내 건축행위시 현상변경허가를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았지만 공사 시한을 넘기고 철골 구조물이 들어설 지역의 나무를 옮기지 않는 등의 이유로 현재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라 문성왕 때인 854년 창건됐다가 병자호란 때 불에 타 다시 지어진 용주사는 현재 국보 120호인 범종과 천연기념물 264호인 용주사 회양나무 외에도 경기도지정문화재인 불설부모은중경판 등의 많은 문화유산을 지닌 사찰이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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