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무섬마을 13일 다리축제
사또행차 · 가마행렬 등 재현
사또행차 · 가마행렬 등 재현
“외나무 다리를 건너며 잊혀진 옛 추억에 젖어보세요.”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마을 주민들이 13일 오후 1시 ‘제2회 외나무다리 축제’(사진)를 연다. 마을 앞에 놓인 외나무다리에서 주민 40여명이 동양대 학생과 풍물패들의 도움을 받아 무명옷을 입은 옛 농사꾼 차림으로 솔갈비짐, 소풀, 쟁기를 등에 지거나 소를 몰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재현한다. 초등학생 학교가기, 가마 타고 시집가기, 말 타고 장가가기, 이방과 육방관속을 거느린 사또행차 등도 볼 만하다. 상여를 메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장례행렬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린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마을 전체를 휘감아 도는 무섬마을은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며 주민들이 농삿일이나 장보기를 할 때 마을 앞에 놓인 외나무다리 세 곳을 아슬아슬하게 건너 다녔으나 1979년 콘크리트 다리가 생기면서 사라졌다. 그러다 주민들은 지난해 9월 길이 150m, 폭 30㎝ 크기의 외나무다리를 되살려낸 뒤 해마다 축제를 열고 있다.
무섬전통마을 김한세(68) 보존회장은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지고 전기와 농기계가 보급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전통과 추억이 사라져가는 듯해 안타깝다”며 “외나무다리는 시집올 때 가마 타고 마을로 들어와 죽어서는 상여를 타고 건너는 ‘생과 사의 다리’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무섬마을은 30여년 전에는 120여가구 500여명을 넘었지만 청년들이 앞을 다퉈 도회지로 떠나는 바람에 현재 40명이 살고 있으며 그나마 64살 이하 주민은 단 1명이다. 이 마을은 영주시에서 전통마을로 지정돼 40여채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옛 모습대로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