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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350년 전통 ‘종갓집 간장’ 1ℓ에 500만원

등록 2006-10-16 20:53

보성 선씨 21대 종부 김정옥씨 골동품전 찬사
“장의 3요소는 좋은 재료·빼어난 자연·정성”
“비법요, 물론 있지요. 하지만 뭘 더하고, 빼고, 맞추고 하는 것보다 중요한 비법은 정성이지요.”

16일 오후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하개리 보성 선씨 종가댁 일명 ‘선병국 가옥’(중요민속자료 134호)에서 만난 보성 선씨 참의공파 21대 종부 김정옥(53)씨의 말이다.

김씨는 1656년 전남 보성을 거쳐 보은에 자리를 잡은 보성 선씨 350년 장 맛을 계승하고 있다.

보성 선씨 간장은 지난 4월 서울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대한민국 명품 로하스 식품전’을 통해 일반에게 소개된 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에스케이 허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 골동식품 예술전에도 초청돼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 식품 전문가들한테서도 찬사를 받았다.

이때 선보인 간장은 햇 간장을 담근 뒤 섞어 맛을 더하는 ‘덧 간장’으로 350년 종가의 비법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 대기업 회장댁에서‘ 덧 간장’ 1ℓ를 500만원에 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7년 스물 넷 나이에 보성 선씨 종갓집 며느리로 들어 온 김씨는 시할머니, 시어머니 등 층층시하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된 간장·된장 제조법을 배웠다.

김씨는 맛있는 장의 3요소로 좋은 재료, 빼어난 자연, 정성을 꼽았다.

음력 8월말~9월초에 시작해 정월까지 계속 되는 김씨의 장 담그기는 좋은 메주 콩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손수 고른 콩으로 메주를 쑤고는 집안 곳곳에서 메주를 말린다.

잘 마른 메주는 안방 한켠을 차지하고 겨우내 발효를 한 뒤 새해 정월이 되면 대대로 이어온 옹기에 2~3년 묵혀 간수를 뺀 천일염에 집 우물물을 부어 장을 담근다.

장을 담근 뒤 햇볕과 바람이 잘 드는 장독대에 옹기를 두고 솔가지와 고추, 숯 등을 낀 금줄을 쳐 액막이를 하는 것까지 대대로 이어온 전통 방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김씨는 “메주를 쑨 뒤부터는 사람이 하는 일이 30이라면 자연이 하는 일이 70정도”라며 “좋은 햇살과 바람, 다양한 온도 변화가 장맛을 깃들게 하는 만큼 자연이 주는 은혜에 때를 맞춰 정성을 다하면 깊은 장맛이 깃든다”고 말했다.

보성 선씨 종가는 간장 뿐아니라 된장, 고추장, 깻잎·고추 절임 등 전통 음식도 정평이 나 있다.

김씨는 “음식을 할 때 좋은 장맛이 기본이지만 국을 끓일 때는 1~2년 정도의 햇 장을 쓰고, 절임 음식을 할 때는 3년 정도 묵힌 장을 쓰는 등 용도에 따라 장을 달리 쓰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비결”이라며 “가정에서도 묵은 장과 햇 장을 고루 쓰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딸 소영(29)씨에게 종가의 비법을 전하고 있으며, 보은군은 선씨 종가의 장맛을 문화 상품으로 키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보은/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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