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구속·보석사건 톱10 대부분 차지
노회찬 의원 국감자료
ㄱ씨는 대구에서 태어나 20년 동안 대구지역 법원에서 일하다 2002년 부장판사로 퇴직한 뒤 대구에서 변호사 개업을 시작했다. 그는 전관예우를 톡톡히 받아 2003년 154건의 구속 사건을 수임해 이지역 변호사 335명 가운데 1등을 했다. 그는 2004년 2위, 2005년 2위, 2006년 5위 등 줄곧 수위를 지켜왔으며 보석 사건을 많이 맡은 변호사로도 유명해 이 부문에서도 2003년 2위, 2004년 1위, 2005년 2위, 2006년 1위를 차지했다.
19일, 대구고법과 지법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노희찬 의원은 “ㄱ씨 같은 전관예우 변호사가 사건 수임을 싹쓸히 하고 있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노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3년∼2006년 4년 동안 대구에서 구속사건을 많이 맡은 톱10 변호사 가운데 법무법인을 제외하고 전관 변호사의 비율이 85%를 차지했다. 또 보석 사건에서도 전관 출신 변호사 78%가 톱10에 포함됐다.
보석사건 수임률에서는 싹쓸이 현상이 더욱 심해 2005년 한해동안 일반 변호사들은 1인당 겨우 1건을 맡았지만 대구지역 톱10에 포함되는 전관예우 변호사들은 1인당 25건의 보석사건을 수임해 처리했다.
대구 출신으로 7년 동안 지역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다 2000년에 퇴직해 개업한 ㄴ 변호사도 지난 4년 동안 늘 구속과 보석사건 수임 건수에서 1∼5위안에 포함됐다. 대구지검 검사로 퇴직한 ㄷ 변호사도 사정은 비슷해 지난 4년 동안 사건 수임률에서 1∼5위를 차지했다.
노 의원은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지역 법원에서만 근무하다 퇴임해 개업한 전관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을 독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싹쓸이를 근절하려면 지역 법원에서 퇴임한 판·검사들이 2년동안 구속 또는 보석 등을 포함한 형사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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