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우수 택시 운수종사자 국외연수를 시행하면서 친절기사 등 모범 운전사 보다는 대부분 노조간부를 보내 운수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선진 교통문화를 체험한다는 애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울산시는 26~31일과 다음달 2~7일 2차례로 나눠 지역 택시회사 39곳의 우수사원 40명에게 4000여만원의 여비를 들여 5박6일 동안 타이와 싱가포르를 둘러보게 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참가자 40명 가운데에는 노조위원장 29명과 노조 대의원 및 사무장 각 1명 등 노조간부가 무려 31명(77.5%)이나 됐고, 시민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운수종사자는 ‘친절택시왕’으로 뽑힌 3명을 포함해 겨우 9명(22.5%)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친절택시왕을 빼곤 특별한 기준 없이 택시회사로부터 1명씩 추천받아 선정한 탓에 노조위원장 29명 가운데 11명(37.9%)이 국외연수를 처음 시행한 2003년부터 올해까지 2~4차례나 국외연수에 참가하게 됐다.
울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선진 외국 교통문화 견학의 목적 보다는 사실상 시민 세금으로 노조간부들한테 국외관광을 시켜주는 꼴”이라며 “애초 취지에 맞게 시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친절·모범택시 운전사들을 엄격히 선별해 연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교통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선정위를 꾸려 연수 대상자를 엄격히 뽑고 유럽 등 교통 선진국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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