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주민이 하나가 된 마을잔치 전교생 27명 ‘까르르’

등록 2006-10-31 22:39

‘폐교 위기’ 넘긴 정읍 수곡초 가을운동회
“학교 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지난 30일 오후 2시 전북 정읍시 칠보면 반곡리 수곡초등학교 교정에서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이 곳은 전교생이 4학급(1·3학년, 5·6학년 복식학급)에 27명인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여기에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물여울축제가 열렸다.

만국기가 내걸린 운동장 주위에는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를 통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됐고, 한지공예·들꽃·천체관측·곶감깎기·물고기수족관·전통다례·떡메치기 등 체험마당 코너가 마련됐다.

학생들은 청군과 백군을 각각 붉은악마팀과 삼족오팀으로 구분해 불렀다. 가족체육대회로 시작한 이날 운동회는 줄다리기와 훌라후프 등이 진행됐다. 학생수가 적어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이어달리기가 이어졌고, 남학생들도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췄으며, 22명이 있어야 가능한 축구경기 대신 게이트볼이 계속됐다.

김상기(10·4년)군은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선생님이 직접 잡은) 우리 고장 물고기를 체험마당 코너에서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전학온 이만성(10·4년)군도 “도시와 달리 학생 수가 적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즐거워했다. 8년 전 귀농한 조태진(43)씨는 “아이들이 아파도 병원보다 학교를 가려고 한다”며 “선생님들이 너무 열성적이어서 공교육에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학부모 주애란(36)씨는 “아이들이 등교를 하지 않는 쉬는 날을 오히려 싫어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학교 교사는 모두 4명이다. 한자와 컴퓨터 등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승용차로 현장학습을 다닌다. 천막을 세우고 마이크를 설치하는 따위 운동회 준비도 직접 나섰다.

이 학교는 지난해 폐교될 처지였지만, 주민의 반대와 학교의 노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여상(58) 교장은 “학생 수가 적다고 학교 문을 닫을 수는 없다”며 “학부모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 취학할 학생 6명이 모두 도시로 가지 않고 입학할 예정이어서 1학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곡초등교는 올해 전북도교육청의 교육혁신 최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전국 6개 초등교와 함께 교육부가 뽑은 교육혁신 사례학교로 결정됐다.

이날 마을축제는 도시학교와 달리, 별자리 관측과 강강술래 등 밤늦게까지 흥겹게 이어졌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