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봉수대와 보신각종이 ‘서울의 정오’를 알리는 전령사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21일부터 매일 정오에 남산봉수대에서 연기를 피워올리고, 보신각종을 12차례씩 울리게 된다고 7일 밝혔다.
남산봉수대는 적이 나타나지 않는 평상시 연기를 한줄기 피워 올렸던 전통에 따르되 화재위험 때문에 흰 연기 발생장치를 쓴다. 또 보신각종은 종소리가 주변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도록 증폭 장비를 활용하고, 청계천 등에도 종소리가 전달되게 관련 시설을 마련한다. 봉수와 타종이 시작되는 날은 음력 10월28일로 조선 태조가 경복궁을 짓고 1394년 도읍지를 개성에서 서울로 옮겨온 날이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같은 볼거리도 생긴다. 남산봉수대에서는 봉수군 네 명과 봉수군을 지휘·감독하는 오장 두 명이 날마다 봉수의식을 보여준다. 남산 봉수대 주변을 순찰하는 순라행렬, 봉수대를 지키는 수위의식, 오장의 명령에 따라 봉수를 올리는 의식 등이 이어진다. 보신각에서도 타종군 다섯 명과 타종관 한 명이 종루 주변을 돌아보는 순라행렬과 이곳을 지키는 수위의식, 타종 의식을 날마다 보여줄 예정이다. 나들이객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기념촬영도 허용된다.
서울시 문화국 정진우 문화재팀장은 “‘문화유적 숨결 불어넣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문화유적이 서울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것”이라며 “서울의 역사성과 전통문화적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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