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해양수산청이 보존 여부를 놓고 3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바닷가의 희귀 암석 일부를 보존하기로 결정해 공장 터 조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나머지 희귀 암석도 보존 가능성이 커졌다.
울산해양수산청은 내년 말 착공 예정인 울산신항만 9공구에 포함된 이진리 바닷가 범바위 일대 900여평의 희귀 암석 16개 가운데 온산항 쪽 50여m에 위치한 12개를 원형 보존하고 방파제 입구 범바위는 12개가 있는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나머지 3개도 조사용역을 맡겨 보존가치가 있다고 결론나면 원형 보존하기로 한 12개 바위가 있는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용역 결과에 따라 보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온산국가산업단지 안 이영기계산업 터 9000여평 등 공장 터 조성 예정지역 안의 희귀 암석 35개와 임야에 있는 7개 등 42개의 암석도 보전하는 쪽으로 가닥잡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3.7㎞의 이진리 바닷가를 따라 분포한 이들 희귀 암석들은 수천 또는 수만년에 걸친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생겨난 화강암으로, 타포니(벌집바위)와 핵석(돌알바위) 등 모양이 독특하고 원형이 잘 보존돼 자연사박물관으로 불린다. 울산생명의 숲 등 환경단체들은 2004년 문화재청에 이진리 암석들을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으나 지난해 5월 문화재위원회가 보존가치가 없다고 결정하자 다시 울산시에 지방문화재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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