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수농산물 사용 뼈대
임동규 서울시 의장은 국내산 우수 농산물만을 급식재료로 사용할 것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학교급식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10일 공포했다.
서울시 의회 관계자는 “시 의회가 재의결한 조례를 시장이 공포하지 않아 의장 직권으로 공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지방자치법 19조6항은 집행부(지자체)가 재의를 요구한 조례를 의회에서 재의결해 이송한 뒤 5일이 지나도록 시장이 공포하지 않으면 의장이 직권으로 공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공포된 ‘학교급식지원에 관한 조례’는 학교 급식재료는 국내산으로 유전자 변형이 없는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축산물이나 이를 가공한 식품을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위탁에서 직영 급식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우선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또 서울시장은 매년 학교급식지원계획을 세워야 하며 학교 급식 대상자의 선정과 지원 규모, 내역 등을 정하기 위한 ‘학교급식 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번에 공포된 조례는 무려 17만2023명의 서울 시민들이 학교급식 조례 찬성안에 서명해 발의된 것으로 지난해 12월 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뒤 시가 재의를 요구했으나, 시 의회는 지난 2월24일 재의결했다.
그러나 공포된 이 조례가 제대로 시행될지는 의문이다. 앞서 행정자치부가 서울시와 비슷한 내용의 경기도 등 3개 광역자치단체의 급식지원조례에 대해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하도록 한 조항은 세계무역기구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내국민대우 조항(3조)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강열 시 위생과장은 “무조건 국내 농산물만 쓰라는 내용의 조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자부와 협의해서 소송 등 대응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옥 서울시 의원(민주노동당)은 “시민들의 서명과 의회의 만장일치 합의로 통과한 학교급식조례를 두 번이나 받아들이지 않는 시와 행자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전국 학교급식네트워크 차원에서 소송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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