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동 다룬 다큐 ‘언니’ 22일 부산서 시사회
“생리하는게 무슨 상관이야? 더 좋아하는 놈들도 있어. 일 안나가면 20만원에서 30만원씩 올비(결근비)를 내야하는데.”
부산의 대표적 집창촌인 ‘완월동’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삶이 다큐멘터리 <언니>로 제작돼, 22일 저녁 7시 부산 중구 국도극장에서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언니>는 ‘완월동 여성’과 완월동에서 벗어나 쉼터에서 생활하는 여성,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70분 분량의 영상에 담고 있다. 수십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낱낱이 털어놓았으며, 영상으로 전달하기 곤란한 부분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했다.
연출을 맡은 계운경 감독은 “성매매 여성과 현장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식과 성매매 방지에 관한 대중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고자 했다”며 “우리나라와 같이 보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는 성매매를 여성의 자발적 선택과 직업으로 볼 수 없고, 성매매를 노동으로 인정해 합법화하자는 것도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감독은 나이에 관계없이 ‘완월동 여성’ 모두가 ‘언니’로 불리는 것을 보고 작품 제목을 <언니>로 정했다.
<언니>는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과 여성가족부 공동협력사업으로 제작돼, 완성되기도 전인 지난달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네트워크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내년 가을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정식 상영되며, 이때까지 계속 ‘완월동’의 변화하는 모습을 촬영해 완성도를 높이게 된다. 영화제 이후에는 각종 국제영화제 출품과 함께 디브이디(DVD)로도 나올 예정이다.
김효정 ‘살림’ 상담원은 “<언니>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2년이 되는 때에 만들어져 성매매방지법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 또다른 의미가 있다”며 “성매매방지법과 성노동에 대한 끊임없는 잡음 때문에 묵살됐던 성매매방지법의 성과와 필요성, 한계 그리고 미약하나마 대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언니> 시사회는 부산에 이어 2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도 열린다. ‘살림’은 전화로 일반인 관람예약을 받는다. (051)245-8292.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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