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부실 여론’ 울주·남·중구 자진 취소…‘간절곶’에 집중키로
울산의 자치단체들이 비슷한 행사를 경쟁적으로 열어 예산이 낭비되는 폐단을 없애려 해마다 새해 아침에 벌여왔던 해맞이 행사를 없애기로 해 주목된다.
울산 울주군은 2000년부터 해마다 새해 아침 3억~4억원을 들여 열어왔던 서생면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새해부터는 하지 않고 울산시에 넘기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간절곶 해맞이 행사는 7년만에 주최가 울주군에서 울산시로 바뀐다.
울주군이 해맞이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2004년부터 성안동 함월산에서 해맞이 행사를 해온 중구와 지난해 용연동 방파제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던 남구도 새해부터는 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시는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명실상부한 전국 대표 축제로 키우기 위해 예산을 4억8000만원으로 늘려 이달 31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 예정이다.
울주군과 중·남구가 새해부터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은 시 산하 5개 구·군청이 행정구역이 같으면서 저마다 비슷한 시간에 유사한 공연 등을 위주로 하는 해맞이 행사를 열어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까닭이다.
특히 새해 첫날 아침 7시31분 26초에 해가 뜨는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 가운데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인데도 전국적인 지명도와 홍보력이 떨어지는 울주군이 해맞이 행사를 주최해 간절곶보다 해뜨는 시각이 늦은 포항 호미곶에 관광객이 더 몰리는 등 해맞이 행사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송성찬 울주군 문화관광과장은 “간절곶을 전국 대표 축제로 키우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기득권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울주군과 남구보다 예산 형편이 좋지 않은 동·북구도 자체 행사를 중단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동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시가 간절곶 행사를 주최해도 간절곶이 울주군에 위치해 간접 홍보 효과가 크지만 다른 자치단체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