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주민들이 국내에서 유일한 ‘산골오징어’를 말리고 있다.
깊은산골 오징어·특허받은 토종꿀·사찰납품 죽염된장
내고장 명품 충북
수입 농산물의 공세가 극심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꾸준한 품질 개발은 틈새 시장을 파고 도는 지역 경제의 보물이 되고 있다.
산골에서 오징어가?=충북은 바다가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심심산골로 불리는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에서는 날마다 1만~1만5천여 마리의 오징어가 소비자들을 찾아간다.
이곳에서 오징어가 나오는 것은 1989년 11월 표고버섯을 재배하던 박영현(50)씨가 농한기에 노는 건조기를 활용하려고 오징어 건조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비릿한 바닷물과 해안 바람 대신 지하 170m 암반수로 목욕하고 시원한 계곡 바람과 순환식 건조 장치를 거친 산골 오징어는 부드럽고 짜지 않은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25억~26억원대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오징어는 수도권 시장과 대형 할인매장 등을 거쳐 미국, 브라질, 뉴질랜드, 독일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수입꿀 다 덤벼=충북 청원군 낭성면 추정리 김대립(32)씨는 3대째 이어온 토종꿀 생산 가업에 신기술을 더해 밀려 드는 외국산 꿀에 맞서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토종벌의 인공 분봉법을 개발해 2003년 농림부에서 21세기를 이끌어 갈 농업분야 최연소 신지식인에 뽑힌 김씨는 무지개꿀 등 고부가 꿀을 개발해 칠레·오스트레일리아 등 수입 꿀의 밀물 속에서 해마다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토종벌 조기분봉법’등 6건의 토종꿀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벌집 생산법으로 특허 출원을 하는 등 꾸준한 기술 개발로 충북도 바이오 대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그는 내년부터 4만5천㎡(1만5천평)의 꽃밭을 두배로 확대해 꿀 생산을 늘려 일본 등지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전통 된장도 돈이 된다=괴산군 청안면 운곡리 질마재는 97년 11월 이정림(53)씨가 터를 잡으면서 된장 명소가 됐다. 인천에서 유통업을 하다 실패한 뒤 전북 부안의 한 사찰을 찾은 이씨는 스님한테서 죽염으로 된장 담그는 법을 배웠다. 신세 진 이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려는 마음에서 된장을 선물한 것이 알음알음 퍼져 된장 장사를 시작했다. 10년 사이 이씨의 된장은 일반인은 물론 사찰에서도 사갈 정도로 맛을 인정받아 단골만 2200명이 넘는다. 올해 죽염된장으로 3억원, 자체 개발한 냄새 안나는 청국장과 고추장, 간장 등으로 2억5천여만원어치를 파는 등 5억~6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노인요양보호시설인 청원 은혜의 집에 된장 300㎏을 나눠 주는 등 ‘퍼주는 일’도 열심이다. 최근 무료 밥집에 이어 찜질시설도 갖추는 등 고객 편의시설도 늘렸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김씨는 ‘토종벌 조기분봉법’등 6건의 토종꿀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벌집 생산법으로 특허 출원을 하는 등 꾸준한 기술 개발로 충북도 바이오 대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그는 내년부터 4만5천㎡(1만5천평)의 꽃밭을 두배로 확대해 꿀 생산을 늘려 일본 등지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전통 된장도 돈이 된다=괴산군 청안면 운곡리 질마재는 97년 11월 이정림(53)씨가 터를 잡으면서 된장 명소가 됐다. 인천에서 유통업을 하다 실패한 뒤 전북 부안의 한 사찰을 찾은 이씨는 스님한테서 죽염으로 된장 담그는 법을 배웠다. 신세 진 이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려는 마음에서 된장을 선물한 것이 알음알음 퍼져 된장 장사를 시작했다. 10년 사이 이씨의 된장은 일반인은 물론 사찰에서도 사갈 정도로 맛을 인정받아 단골만 2200명이 넘는다. 올해 죽염된장으로 3억원, 자체 개발한 냄새 안나는 청국장과 고추장, 간장 등으로 2억5천여만원어치를 파는 등 5억~6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노인요양보호시설인 청원 은혜의 집에 된장 300㎏을 나눠 주는 등 ‘퍼주는 일’도 열심이다. 최근 무료 밥집에 이어 찜질시설도 갖추는 등 고객 편의시설도 늘렸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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