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편지 배달하는 ‘노란우체통’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김보한(35)씨는 2년동안 사귀어 온 여자 친구에게 색다른 프러포즈를 궁리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우연히 알게 된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181번지 ‘노란우체통’을 최근 찾았다. 연인과 노란우체통을 찾은 김씨는 이곳에서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보관하고 또 자신의 프러포즈를 적은 편지를 여자친구에게 보여줬다. 여자 친구도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쓴 뒤 노란우체통에 깊숙이 저장해놨다.
노란우체통은 노란 색깔을 띤 우체통이 아니라 편지를 20년 동안 보관해주는 일종의 ‘편지 타임캡슐’이다. 편지를 보관하는 건물과 아름다운 봉화의 경치를 즐기며 편지를 쓸 수 있는 30여평 남짓한 공간()도 마련돼있다. 지난 1일 문을 연 노란우체통 설립자 전우명(44)씨는 “기성세대에게는 잊혀진 편지쓰기 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청소년한테는 가슴속의 진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신청할 때는 편지를 우편으로 보낸 뒤 노란우체통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된다.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상대방, 혹은 자신이 편지를 받아볼 수 있다. 노란우체통으로 보내진 편지는 일련번호가 찍힌 뒤 최고 20년 동안 진공상태로 보관된다. 보관료는 1년에 1만원, 기한을 연장할 경우 1년에 2천원이 추가된다. (054)673-8077. 홈페이지 www.yellowpost.co.kr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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