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증·시민 출자로 100kw급 1기 내년가동 추진
내년에 울산에 시민들이 세운 풍력발전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들어선다.
환경단체 울산녹색에너지포럼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위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나가기 위한 실천운동의 하나로 내년에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소를 만들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이 단체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부산 한국해양대 이용호 교수의 자문을 받아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울산 동구와 울주군의 풍력발전소 후보지 4곳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벌여 최종 후보지 1곳을 확정할 예정이다.
3~4평의 터에 들어설 이 풍력발전소는 4여년 동안 연구를 거쳐 풍력발전기 생산에 성공한 경남 양산 한진산업이 14일 녹색에너지포럼에 기증한 시가 2억원 상당의 100kw(33가구가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급 풍력발전기 1대를 가동한다. 공사비와 사전 조사비 등 풍력발전소 설립에 필요한 나머지 예산 7000여만원은 250여명의 회원과 뜻있는 시민들의 출자로 마련한다.
녹색에너지포럼은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한전에 팔아 연간 2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또 풍력발전소를 혐오시설로 오해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이들을 주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황인석 녹색에너지포럼 사무국장은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우리나라도 2010~2011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줄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며 “시민풍력발전소는 지구환경도 살리고 새로운 에너지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엔 1994년 제주도가 민간에선 처음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풍력발전소 15기를 가동한데 이어 지난달 일본의 한 업체가 경북 영덕과 강원도에 풍력발전소를 세웠으나 비영리단체인 시민단체나 시민들이 풍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곳은 아직 없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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