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저지…22일 파업투표
울산의 민간 지상파 방송인 <울산방송〉(ubc)이 새 사장 선임을 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울산방송지부 노조원들은 21일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울산점 12층 〈울산방송〉 교육장 및 사장실 출입문 등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이날 오후 4시 예정이던 박원훈 신임 사장의 취임식을 저지했다.
노조는 또 이날 지역 일간지에 “울산방송 사장 자리는 정치꾼의 몫이 아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 “2004년 〈한국방송〉(KBS) 부산총국장을 사표내고 부산 금정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했던 인물이 지상파 방송사 사장으로 취임하면 공정방송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지배주주인 한국프랜지공업은 사장 선임 문제를 제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1월 취임해 내년 3~4월 정기 주주총회 뒤 퇴임 예정인 현 김용채 사장의 후임으로 박씨를 비등기 대표이사로 선임해 21일부터 사장 업무를 보도록 한 뒤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 대표이사로 정식 임명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18일부터 철야농성과 함께 현대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하루 2~3차례씩 구호판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박씨가 사장직에서 스스로 물러서지 않으면 시간외근무 및 숙·당직 거부 등 준법투쟁과 함께 22일 전체 조합원 77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찬성으로 나오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프랜지공업㈜ 백운대 전무이사는 “박씨가 정당에 가입한 적은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본인도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여러 추천 인물 가운데 경력 등에서 앞선 박씨를 적임자로 여겨 뽑았을 뿐 정치권의 개입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울산방송은 향토백화점 ㈜주리원 등 지역기업들이 300억원을 출자해 1996년 12월 창립총회를 거쳐 97년 9월1일 개국했으며 현재 한국프랜지공업(30%), 이수화학(6%), 태영인더스트리(4.4%) 등의 순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은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의 고모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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