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차단 의도”
현대자동차가 파업으로 차량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뒤 처음으로 성과급을 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임금협상 체결 때 올 연말 기준 차량생산 목표달성률이 90~94%일 때는 50%, 95~99%는 100%, 100% 이상은 15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달 말 목표 달성률이 97%로 예상됨에 따라 성과급을 100%만 29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50%의 성과급을 예상했던 이 회사 노조원들은 1인당 70만~100만원의 임금을 덜 받게 된다.
회사 쪽은 애초 올해 176만7000여대를 생산하기로 했으나 올해 임금협상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 9만여대 이상의 생산차질이 빚어지자 생산목표대수를 164만7000대로 줄였다. 하지만 2~4월과 지난달 15일~이달 6일 노조가 벌인 12차례 파업으로 2만1000여대를 또 생산하지 못해 올 들어 이달 말까지 누적 생산차량이 162만2000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정목표치(164만7000대)에 2만5000여대가 부족하다.
회사 쪽은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노조에게도 파업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모두 지급해 온 성과급을 목표달성률에 따라 차등해서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올해 금속노조에 가입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내년부터 자주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회사 쪽이 노조원들에게 민감한 임금을 삭감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노조 간부는 “목표 달성률과 관계없이 성과급을 지급해 오다가 올해만 성과급을 삭감하는 것은 노조 길들이기에 다름아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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