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골프·헬스장등 호화판 대기자들 줄이어
강북권 시설 열악…여가보단 복지프로그램 중심
강북권 시설 열악…여가보단 복지프로그램 중심
서울 강남구 청담2동문화센터(주민자치센터)의 골프강좌는 대기자 명단이 길기로 이름났다.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160명이 강좌를 듣지만, 대기자 명단은 6배가 넘어 1천명 가까이 된다. 그나마 재등록 회원이 많아서 1~2년은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온다고 한다.
자치구의 문화시설도 강남·북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시설인 주민자치센터도 강남·북이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동사무소와 함께 들어선 자치센터는 자치구 사정에 따라 시설도 강좌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최근 강남 자치구의 자치센터는 200평 규모의 골프연습장과 헬스장 등 화려한 시설로 유명하다. 또 대한민국 트렌드 일번지 답게 30~60개의 다양한 최신 프로그램들을 자랑한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강남구 대치3동문화센터는 900여평 규모에 최신 헬스장, 골프연습장, 댄스·요가 공간 등을 갖춘 고급 문화시설이다. 문화센터의 오혜진(26)씨는 “골프강좌는 200여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고, 강좌 가운데 3분의 2는 대기자가 늘어서 있다”며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려면 여가나 취미생활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 요가, 필라테스, 단전호흡 등 여가와 웰빙을 중심으로 한 자치센터 프로그램은 강남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맞춤되어 있다. 또 영재교실 등의 프로그램도 인기인데, 최소한 한달 이상 대기를 각오해야 한다. 서초구의 자치센터들 역시 민간 헬스클럽 못지 않은 시설을 갖췄다. 주민자치센터도 강남이 이름값을 하는 셈이다.
강북지역의 자치센터들은 확연히 다른 색깔을 지닌다. 골프강좌를 찾아보기란 힘들고 시설도 비교적 협소하고 낙후된 편이다. 또 교양, 여가강좌보다 복지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여가활용 강좌도 강남 지역과 달리 탁구, 아침체조, 에어로빅 등 비교적 고전적 프로그램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도봉구의 김정렬 자치행정과 주임은 “여가생활보다는 생계에 관심을 쏟는 주민들이 더 많다”면서 “교양강좌보다는 공부방 등 복지연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자치센터를 활성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이정훈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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