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주한 외국공관의 납부 실적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5일 2004년 84개 주한 외국공관 차량의 주·정차 위반 건수는 2487건이었으며, 모두 994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납부한 경우는 89건으로 납부율이 3.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위반 건수는 2003년 1918건에 견줘 29.7%가 늘어났고, 납부율은 4.7%에서 오히려 감소했다.
주차 위반을 가장 많이 한 공관은 1위가 러시아(230건)였으며, 베트남(199건), 중국(180건), 필리핀(114건), 독일(109건) 순이었으며 이들 공관은 독일이 1건을 납부한 것을 빼고는 단 한 건의 과태료도 납부하지 않았다. 반면 아프가니스탄(3건), 노르웨이(2건), 베네수엘라(2건), 파나마(2건), 콩고(1건), 파라과이(1건) 공관은 과태료를 전액 납부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공관 차량의 경우 비엔나 협약 22조3항에 따라 체납차량을 압류하는 등 강제 징수를 할 수 없어 자진 납부를 유도하고 있다”며 “가난한 나라는 위반 건수도 적고 과태료도 완납한 경우가 많은 반면, 부유한 나라들이 위반도 많이 하고 과태료도 내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2년부터 외국 공관의 주·정차 위반 현황과 과태료 납부율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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