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용담면 와룡리 와룡마을 주민들이 무를 잘라서 파낸 뒤 심지를 넣고 유채기름을 부어 등을 만들고 있다. 진안군 제공
진안 와룡마을 농산물 가공판매로 6천만원 수입 올려
진안의 수몰마을 주민들이 청정 농산물을 가꾸고 토속식품을 만들어 파는 공동사업으로 한해 6천여만원의 마을소득을 올렸다. 전북 진안군 용담면 와룡리 와룡마을 주민들은 최근 마을총회를 열어 예상되는 1년간 수입금 6천만원 가운데 40% 가량을 나눴다. 나머지 60%는 이달 말께 분배할 예정이다. 가구당 평균 400만원 가량을 나눠 가지는 셈이다. 한꺼번에 분배를 못한 것은 농산물의 특성상 동시에 결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전인 1996년 동네가 수몰된 주민들은 이듬해 장소를 옮겨 새터전을 꾸렸다. 이사한 곳은 2003년 으뜸마을로 지정됐고, 전체 20가구 중에서 11가구가 공동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고, 5가구는 부분적으로 참여한다. 공동사업을 주도한 사람은 강주현(53) 으뜸마을가꾸기 추진위원장이다. 강 위원장은 “수몰의 아픔을 같이 한 주민들이어서 굳은 단합으로 공동사업을 잘하는 것 같다”며 “함께 산다는 소문을 듣고 다시 돌아오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공동사업은 자율참여를 원칙으로 콩과 더덕 등 각자가 재배한 농산물을 마을기금으로 공동수매한 뒤, 이를 가공해 판매한다. 이를테면 콩으로 두부, 청국장, 된장 등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이들은 ‘좋은 동네’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청정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해 인터넷을 주문받아 10% 비싸게 판매하는데도, 입소문이 나서 우편과 택배를 통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경북 성주에 직판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특히 붕어낚시, 약초가공, 간이천문대 등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수익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간이천문대에는 별을 관찰할 수 있는 천체망원경 3대가 있다. 강 위원장은 “아직까지 공동사업으로 인한 주민간의 다툼이 없었다”며 “올해부터 3년 안에 가구당 1천만원을 배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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